마트노조, 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 지속 입장 전달
MBK도 청산보단 기업회생 지속 의견... 추가 자금 지원은 난색

자금난 악화로 벼랑 끝에 몰린 대형마트 홈플러스 사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제시한 기업회생안에 반대한 마트노조가 '유암코(연합자산관리)'를 새로운 관리인으로 선정해서 기업회생 절차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마트노조는 지난 12일 법원에 "홈플러스 청산(파산) 결정은 안 된다"며 "회생관리인을 새롭게 선정하거나 추가해야 하며, 가장 적당한 전문가는 유암코에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법원은 이달 초 홈플 사측과 채권단, 노조 등 이해관계인에게 "홈플러스를 청산시킬 것인지, 청산하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의견을 물었다. 기업회생 신청을 승인한 지 1년여가 흘렀지만, MBK가 주도한 인가 전 M&A(인수합병), 공개매각 등이 모두 실패했기 때문이다.
MBK는 지난해 말 법원에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기업형슈퍼마켓(SSM)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과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3000억원 조달, 대형마트 점포 17개점 추가 폐점 등이 골자였다. 하지만 SSM 분리매각은 인수자 찾기에 난항을 겪었고, DIP 대출도 채권단과 산업은행이 난색을 보여 성사되지 못했다. 마트노조는 "사실상 청산 결정"이라며 반대해왔다.
마트노조는 현재 관리인(조주연, 김광일 공동대표)을 유암코로 교체하고, DIP 대출과 SSM 분리 매각을 하지 않고 이에 상응하는 자금을 MBK가 직접 조달해서 회사 정상화를 지원해야 한단 입장이다.
유암코는 국내 6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IBK)와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이 공동 출자한 민간기업 구조조정 전담 기구다. 과거 STX그룹 워크아웃에 참여해 일부 계열사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고, 새마을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펀드에도 참여했다.

유암코 주도 기업회생은 지난해 말 여권 내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공적 구조조정 기관이 개입해 회사의 부실채권 규모를 줄이고 경영 정상화 작업을 진행한 뒤 다시 M&A를 추진하는 방식이었다.
다만 유암코가 구조조정을 주도하더라도 자산 매각, 인력 감축, 무급 휴직 등 고강도 구조조정 기조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유암코가 인수한 뒤 경영 정상화에 성공한 업체에서도 대량 실업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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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업계에선 유암코 주도로 구조조정 진행하면서, 정책금융 지원을 통해 차입금 이자율을 2~3%대로 낮추면 회사 적자를 줄이면서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이란 의견도 있다. 특히 최근 당정이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를 푸는 것도 홈플러스 회생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이런 변화를 위해선 노사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MBK도 청산보단 기업회생이 낫고 관리인 변경도 동의한단 입장이나, 추가 자금 투입 요구엔 난색을 보인다. 마트노조 외에 일반노조와 한마음협의회는 하루라도 빨리 기업회생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홈플러스 M&A의 성패는 인수 대금보단 노사 갈등 해소와 고용 승계 문제가 관건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