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룸셰어링'…2.5%만 혜택받는 '행복기숙사'

겉도는 '룸셰어링'…2.5%만 혜택받는 '행복기숙사'

송학주 기자, 김사무엘 기자
2015.09.11 06:05

[꿈과 희망도 포기한 '칠포세대'의 주거불안'<7>]대학생 주거대안 살펴보니

[편집자주] 청년실업은 오래된 사회문제이자 여전히 우리 사회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등록금, 취업난에 높은 집값까지 사회·경제적 압박을 받는 20~30대가 혼자 살기엔 여건이 녹록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거나 결혼하더라도 출산을 기약 없이 미루는 ‘삼포세대’는 어느새 인간관계와 내집 마련을 포기하는 ‘오포세대’로 발전했다. 급기야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 ‘칠포세대’라는 요즘. 상식을 뛰어넘는 주거비는 우리 젊은이들을 절망으로 몰아넣는다. 이들이 꿈과 희망을 포기했다는 건 우리 사회에 미래가 없음을 의미한다. 이들에게 희망을 되돌려주기 위해 현실을 바로 알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고자 한다.

◆세대융합 룸셰어링

주거공유·간섭 거부감 이용 학생 92명 불과

환경개선비용 확대등 집제공자 혜택 늘려야

◆부족한 행복기숙사

수도권 대학생 14만명 주택 임차 필요한데

수용 가능 인원 3544명… 대학서도 나서야

@유정수 머니투데이 디자이너.
@유정수 머니투데이 디자이너.

전·월세난에 대학생들의 방 구하기 전쟁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모색되고 있다. 서울시 각 자치구에서 시행하는 ‘세대융합형 룸셰어링’과 한국사학진흥재단의 ‘행복기숙사’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자격조건이 까다로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학생이 많지 않은 데다 룸셰어링의 경우 낯선 학생과의 동거를 꺼리는 어르신이 많아 성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 8월말 기준 시내 세대융합형 룸셰어링에 입주한 대학생은 7개 자치구 143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11월 첫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성북구에선 27명의 대학생이 19명의 어르신이 사는 주택에 입주해 목표로 한 가구수(50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룸셰어링은 혼자 사는 노인이나 노부부가 남는 방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학생에게 세놓는 대신 빌려주는 방의 도배·장판 교체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대학생은 월 20만원 이하의 싼 임차료로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노인들은 고립감을 해결할 수 있어 주목받았다.

성북구를 필두로 △노원구 69명(어르신 57명) △광진구 20명(18명) △서대문구 12명(10명) △동대문구 9명(7명) △동작구 5명(3명) △마포구 1명(1명) 등이 각각 입주했다. 노원·광진·서대문구에서 시행한 ‘한지붕 세대공감’ 사업(41가구 51명)을 제외하면 실제로 룸셰어링을 통해 혜택을 받는 학생은 92명에 불과하다.

올 3~5월 사업을 시작한 성동·종로·서초·용산구 등은 실적이 1건도 없다. 서울시는 다른 10여개 자치구에 사업 참가를 독려하지만 자치구들의 반응은 적극적이지 않다. 지원하려는 어르신을 찾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낯선 사람과의 주거공유에 대한 거부감과 이를 상쇄할 인센티브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학생들도 저렴한 임대료엔 만족하지만 같이 사는 어르신의 지나친 간섭에 대한 반감과 소득증빙서류 제출에 대한 행정적 불편 등으로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미숙한 제도 운용도 문제로 꼽힌다. 학생이 정해진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깨고 나가도 집 제공자나 구청에선 손 쓸 도리가 없다.

성북구 관계자는 “노인과 학생 사이에 여러 가지 불만이 민원으로 들어오지만 당사자 간에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며 “일반적인 임대차계약을 준용해야 할지 서울시도 입장을 정하지 않아 계약문제가 발생해도 해결기준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노인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될 수 있도록 방마다 환경개선 공사비용을 현행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대학생들의 소득기준(대학생 본인과 부모의 월평균 소득 합계가 도시근로자 가구당 평균소득 100% 이하의 무주택자)도 폐지하기로 했다.

◇‘반값’이지만 수도권 대학생 2.5%만 ‘혜택’

행복기숙사 사업은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정부의 공공기금을 지원받아 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주거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러 대학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연합기숙사와 대학교 부지에 건립하는 공공기숙사가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행복(연합)기숙사가 운영 중이다. 공공기숙사는 경희대(회기동부지, 이문동부지), 단국대(죽전, 천안), 세종대, 서영대 등에서 운영한다.

비용은 2인실 기준 연합기숙사, 공공기숙사 모두 월 24만원 정도로 서울 주요 대학보다 저렴하다. 대학교육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주요 대학 기숙사비는 2인실 기준 고려대 38만원, 서강대 35만원, 동국대 34만원, 중앙대 32만원 등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은 공공기숙사 8000명, 행복기숙사 2000명 등 매년 1만여명의 학생에게 행복기숙사 서비스를 제공, 2017년까지 기숙사 수용률 25% 달성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공급량, 미숙한 제도 운용 등은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수도권에서 운영되는 행복기숙사의 수용 가능 인원은 연합기숙사와 공공기숙사를 합해도 3544명이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지난 1월 발표한 ‘대학생 원룸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생 중 14만명이 주택임차를 필요로 하는 데 비해 2.5%에 불과한 수치다.

홍인옥 도시사회연구소장은 “주거공유가 대안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욕실, 주방 등에서 각자의 독립된 공간이 보장되도록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며 “대학에서도 기숙사를 늘리는 등 학생들의 주거문제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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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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