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제도 개편하니 기관투자자 정보절벽에 난감

사모펀드 제도 개편하니 기관투자자 정보절벽에 난감

한은정 기자
2015.11.11 16:00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정보 비공개..기관 위탁운용사 선정에 난항 전망

지난달 사모펀드 제도가 개편된 이후 자산운용사들이 일반 사모펀드를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공개되던 사모펀드 정보들이 비공개로 바뀌었다. 자산운용사들은 경쟁사들의 펀드 정보를 알 길이 없어져 비상이 걸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제도 개편 이후 약 250개의 일반 사모펀드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로 변경, 등록됐다. 이 중에는 특히 연기금 투자풀 펀드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사모펀드가 일반 사모펀드, 헤지펀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로 분류됐지만 지난달 제도 개편 이후 일반 사모펀드와 헤지펀드를 통합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와 PEF 두가지로 단순해졌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개정된 법 시행일 이전에 설정된 일반 사모펀드는 규약상 만기까지 운용이 가능하다. 자산운용사들이 일반 사모펀드를 그냥 두지 않고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로 변경하는 것은 일반 사모펀드의 설정한도가 정해져 있어 추가 자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반 사모펀드는 개정된 법이 시행된 이후에는 환매되거나 해지되는 만큼만 자금을 새로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모펀드 제도 개편 시점에 A자산운용사의 일반 사모펀드 설정액이 총 1000억원이라고 하면 사모펀드 제도 개편 이후부터는 1000억원이 한도로 정해져 그 이상의 자금을 받을 수 없다. 기존 일반 사모펀드 투자자가 200억원을 환매했으면 200억원 만큼만 돈을 새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로 전환하게 되면 한도 문제가 해소돼 얼마든지 펀드 규모를 키울 수 있다.

이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은 특히 자금 유출입이 잦은 연기금풀 사모펀드부터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로 전환하고 있다. 연기금풀 펀드는 중소형 연기금 자금을 모아 만들다 보니 각 연기금의 사정에 따라 자금 유출입이 잦고 추가 자금 납입도 자주 일어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기금풀 사모펀드를 시작으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로 전환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고 앞으로 더욱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일반 사모펀드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로 바뀌면 자산운용사들이 금융투자협회에 펀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없게 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자산운용사들은 금융투자협회에 일반 사모펀드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고 헤지펀드와 PEF 등에 대해서는 제공하지 않았다. 이 결과 금융투자협회는 펀드평가사에 사모펀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게 됐고 자산운용사들은 펀드평가사에서 경쟁사의 사모펀드 정보를 받아볼 수 없게 됐다.

자산운용사들로선 기관투자자의 위탁운용사로 선정되기 위해 필요한 제안서를 작성하려면 사모펀드의 자금 흐름과 수익률 등을 알아야 하지만 참조할 자료 자체가 없어진 셈이다. 기관투자자들도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기 위한 1차 작업인 정량평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기관투자자들은 펀드평가사를 통해 전체 사모펀드에 관한 자료를 받아 분석해 운용사를 선정했다. 하지만 이제는 펀드평가사나 기관투자자들이 자산운용사에 일일이 자료를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객관적인 분석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는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를 함께 보는데 채권형펀드는 사모펀드의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공모펀드 비교만을 통해 운용사를 선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아직은 제도 개편 초반이라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관투자자들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사모 채권형펀드 규모는 66조원대로 공모 채권형펀드 19조원대의 3배 이상에 달한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각 자산운용사에 공문을 보내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의 정보 제공에 대한 동의를 구했지만 자산운용사 대부분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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