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조 '밀물'…외자에 휘둘리는 '탐라'

6.3조 '밀물'…외자에 휘둘리는 '탐라'

제주·서귀포(제주)=송학주 기자
2015.11.20 05:25

['기회의 땅' 제주는 지금]<6·끝>가속화되고 있는 해외자본 유치…'관광수입 증가' vs '땅장사'

[편집자주]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내라'는 옛말이 있다. 하지만 앞으론 사람도 제주도로 보내야 할 듯하다. 제주도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카페·식당·펜션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고 부동산 투자기회를 엿보러 제주도를 찾는 이들도 급증했다. 집값, 땅값이 치솟은 건 당연하다. 이에 제주도를 직접 찾아 현지 부동산시장의 현주소를 알아봤다.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지난 13일 찾은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일대 '제주신화역사공원' 공사현장.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 불도저 한 대만이 흙을 밀어내고 있었다. 부지 조성공사가 마무리돼 드넓게 펼쳐진 검은색 토양이 눈에 띄었다.

이 프로젝트는 홍콩 란딩과 겐팅 싱가포르가 합작해 설립한 ‘람정제주개발’이 2018년까지 총 사업비 2조2649억원을 투자, 제주와 세계의 신화·역사·문화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워터파크 등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2006년 12월 관광단지 조성계획 승인이 이뤄진 후 투자유치에 난항을 겪어오다 2013년 10월에서야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월부터 건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카지노가 개발계획에 포함되면서 소송에 휘말리는 등 주민들은 달갑지 않아 했다.

한 제주도민은 "현재의 제주 개발은 외국자본의 최대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제주 땅이 외국인에게 잠식되고 고유한 자연환경은 나날이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에 중국을 중심으로 외국자본이 몰리면서 현지 부동산가격 폭등과 자연훼손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실제 최근 5년간 제주도내 100억원 이상 개발사업에 투자한 해외자본은 16곳에 이른다. 총 사업비는 6조2700억원. 이중 중국자본이 3조5000억원으로 절반이 넘는다.

중국인이 보유한 제주도 토지 면적 역시 △2011년 141만5000㎡ △2012년 192만9000㎡ △2013년 315만㎡ △2014년 833만8000㎡ 등으로 3년새 6배나 급증했다.

중국 관광객(요우커) 사이에서 접근성과 청정환경을 갖춘 제주도가 최적 관광지로 부상하면서 투자수요도 따라 증가하고 있는 것. 일각에선 인구유입으로 경기가 살아나고 관광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입장이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서귀포 시민연대 한 관계자는 "제주도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의 환상은 온갖 편법과 특혜, 그리고 도민과 아무런 공감이 없는 정책변경 등으로 인해 깨진 지 오래"라며 "환경파괴와 카지노시설, 분양을 통해 이윤극대화를 위한 콘도와 숙박시설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원천무효 판결난 '예래휴양형주거단지'…"법을 바꿔서라도"

최근 논란이 커지고 있는 ‘예래휴양형주거단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서귀포시 예래동 74만4205㎡ 부지에 2017년까지 2조5000억원을 투자, 콘도·호텔·의료시설·카지노를 짓는다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이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에 대해 지난 3월 대법원은 주민들의 토지를 강제수용한 것은 물론 사업계획을 인가한 서귀포시의 행정처분조차도 원천무효로 판결을 했다.

분양형 숙박시설 등이 유원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원지에 관광시설을 포함시키는 등 하반기 정기국회에 '제주도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올라가 있어 논란이다.

외국자본이 투입된 경우 외국기업에 끌려다니는 것도 문제다. 최초 건축허가 이후 30년간 공사가 중단됐다가 중국 개발업체가 자본을 투입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지난 8월 건축허가를 받은 한 대형 개발프로젝트의 경우 9월 착공이었지만 여전히 첫 삽도 못 뜨고 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시공업체를 선정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며 "국내 건설업체 2곳이 시공사로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시공사 선정 권한이 있는 중국업체가 가격을 깎기 위해 계약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한 곳이 포기하는 등 착공시기가 자꾸만 미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관계자는 "대규모 중국 투자사업 대부분이 인·허가 절차이행과 공사 중으로 현재까지는 지역주민의 체감효과는 미미하지만 앞으로 사업이 완공·운영되면 주민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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