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좀 주세요"…매달 9억씩 적자나는 제주 건설현장

"레미콘 좀 주세요"…매달 9억씩 적자나는 제주 건설현장

서귀포(제주)=송학주 기자
2015.11.17 06:11

['기회의 땅' 제주는 지금]<4>건설호황에 원자재 부족 공사 지연 속출…주민들도 '아우성'

[편집자주]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내라'는 옛말이 있다. 하지만 앞으론 사람도 제주도로 보내야 할 듯하다. 제주도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카페·식당·펜션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고 부동산 투자기회를 엿보러 제주도를 찾는 이들도 급증했다. 집값, 땅값이 치솟은 건 당연하다. 이에 제주도를 직접 찾아 현지 부동산시장의 현주소를 알아봤다.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에 짓고 있는 'P도시형생활주택' 공사현장 모습. 지난 5월 준공예정이었지만 건설 자재 부족으로 여전히 공사가 진행중이다. / 사진=송학주 기자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에 짓고 있는 'P도시형생활주택' 공사현장 모습. 지난 5월 준공예정이었지만 건설 자재 부족으로 여전히 공사가 진행중이다. / 사진=송학주 기자

#지난 15일 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에 짓고 있는 P도시형생활주택. 지상 4층 18개동에 376가구의 대단지로 당초 지난 5월 준공을 목표로 했지만 5개월여나 지난 지금도 일부 동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해당 업체는 골조공사를 하기 위한 콘크리트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전체적인 공사일정이 차질을 빚었다고 설명했다. 준공에 맞춰 관광객들을 상대로 레지던스로 운영하려 했으나 시일이 늦어지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공사가 덜 돼 계약자들에게 약속했던 운영수익을 줄 수 없다보니 어쩔 수 없이 자체자금으로 입금했다”며 “매달 9억원씩 손해나는데도 레미콘업체들이 콘크리트 제한 생산에 들어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제주도 일대 건설현장들이 건설자재 공급에 초비상이다. 최근 아파트와 원룸 등 민간주택 건설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건축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제주 곳곳에서 공사 지연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건축 공사현장의 소음 등으로 인한 분쟁도 폭증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정수 머니투데이 디자이너.
@유정수 머니투데이 디자이너.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9월 말까지 제주도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은 5만6547동, 7만7389가구로 이미 지난해 전체 물량(5만4872동, 7만6707가구)을 넘어섰다. 남은 3개월을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30~40% 가량 많은 셈이다.

제주의 경우 과거 대규모 도로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이 많았지만 최근 아파트와 빌라 등 민간주택 건설이 활황세를 이끌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다세대주택 인·허가 물량은 1만1213가구로 지난해 전체(7132가구)의 1.5배 가량 된다. 아파트 역시 1만5401가구가 인·허가돼 지난해(1만3640가구)보다 많다.

이처럼 제주도내 건설경기 호황으로 제주시의 건설업 신규등록 건수도 크게 늘었다. 제주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건설업 신규등록 건수는 109건으로 집계, 지난 3년간 상반기 평균 신규등록 건수(77건)보다 42%나 증가했다. 이중 종합건설업이 29개 업체로 3년 평균 등록건수(15건)의 2배에 달한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도로가에 위치한 다세대주택 신축 공사현장. / 사진=송학주 기자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도로가에 위치한 다세대주택 신축 공사현장. / 사진=송학주 기자

◇건설업계는 자재없어 ‘아우성’…주민들은 시끄러워 ‘아우성’

문제는 골재 등 건설자재가 부족하면 공사는 지연되고 건축비용이 오르면 분양가도 덩달아 치솟을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급하다고 품질이 나쁜 자재를 쓰면 부실시공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실제 제주지역 골재의 경우 지역 생산량이 한계에 도달해 레미콘 업체는 콘크리트 제한 생산에 들어갔다고 알려졌다. 화물선을 띄워 육지에 있는 골재를 직접 들여오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게 현지 업체들의 설명이다.

현지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시멘트를 어렵게 확보하면 골재가 없고 골재를 사들이면 시멘트가 없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문을 닫는 건설업체도 생기고 있다”며 “공사 예정물량이 많아 연말까지 건설 활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건축공사로 인한 소음 등도 문제다. 제주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접수된 소음피해 관련 민원은 593건에 이른다. △2012년 602건 △2013년 912건 △2014년 1124건 등 계속 급증하고 있다. 공사장 소음 민원이 급증한 이유는 2~3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건축붐’ 때문이다.

한 관광객은 “분양형 호텔 등 숙박시설과 아파트 신축이 도심지 한복판에서 이뤄지면서 공사 소음이 많다”며 “조용하고 경치 좋은 제주의 이미지와 영 딴판”이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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