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 '역할 제한론'에…"자원개발 안 하겠다는 것"

에너지공기업 '역할 제한론'에…"자원개발 안 하겠다는 것"

세종=이동우 기자, 김민우 기자
2016.04.26 06:13

정부 방향성에 전문가 우려 "대기업 특혜될 것"…7~8월 中 최종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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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에너지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을 ‘사실상’ 금지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이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아닌, 해외자원개발 산업 자체를 포기하는 식의 책임회피용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외자원개발 추진체계 개편 연구’ 용역보고서 초안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제출 받았다(4월 20일, 21일 본지 보도). 이는 지난해 11월 산업부가 에너 지공기업의 기능조정을 위해 5억원 규모로 정책연구과제 용역을 발주한 것이다.

*[단독]석유·광물公등 에너지공기업, 해외자원개발 못한다

*[단독]에너지공기업, ‘캐시카우’ 핵심자산도 판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에너지 공기업은 독자적인 자원개발 사업이 불가능하다. 한국석유공사의 경우 민간기업과 공동에 한해 탐사사업만 할 수 있고, 생산정(유전)에 대한 지분투자나 운영사업 참여가 제한된다.

한국광물공사는 독자사업을 전혀 할 수 없고, 기술지원과 위탁 탐사·분석 등 광물산업 진흥기관의 역할만 수행하게 된다. 양 기관의 해외 핵심자산도 민간기업에 매각해야 한다는 보고서의 결론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의 구조조정 방향이 단순히 공공부문의 역할 제한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외자원개발 산업 자체를 무너지게 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이런 사업들이 민간으로 넘어가게 되면, 원래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목적인 안정적 수급이나 에너지 안보와는 거리가 완전히 멀어지게 되는 것”이라며 “국가가 손을 떼겠다는 의미와 같다”고 말했다.

류권홍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 마디로 큰일이 날 일이고 정부가 하는 일이 앞뒤가 안 맞다”며 “모든 리스크(Risk, 위험)가 탐사에서 나오는데, 더 위험한 부분에 돈을 더 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공공부문 중심의 해외자원개발 전략을 펼쳐왔다. 2012년만 해도 석유·가스 자급률 20%, 6대 전략광물 32% 등의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으나, 4년 만에 이 같은 기조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신교수는 “20%까지만 자급률을 달성하면 그때부터는 유지하면 되는 것인데, 저유가로 막대한 부채가 발생하니 정부가 매각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공공부문의 포기가 민간부문의 위축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대기업 특혜 시비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대형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민간이 잘못한 것도 없는데 정부와 공기업이 저지른 실책 때문에 성공불융자 등이 없어졌다”며 “모든 시스템을 다 죽여 놓고, 민간이 다시 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류 교수는 “앞으로 돈 나갈 일 없는 핵심자산을 민간한테 매각한다는 것은 대기업 특혜라고 주장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지금 싸게 팔아먹고 나중에 유가가 오르면 방법이 없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용역보고서를 바탕으로 에너지공기업 기능 조정안을 마무리해 오는 6월까지 기획재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산업부 조정안을 참고해 최종안을 확정해 7~8월 중 발표한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공기업 기능조정방안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기능조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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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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