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해수부 '해역이용협의의견' 국토부에 전달…어업계 '반발'

정부가 그간 어업계와 건설업계가 갈등을 빚어 온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의 바다모래(골재) 채취를 650만㎥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채취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타협안’을 제시한 것이지만, 어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7일 남해 EEZ 바다모래 채취단지 지정연장 신청을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650만㎥를 채취할 수 있도록 하는 ‘해역이용협의의견’을 국토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도 해수부 협의의견을 받아들여 1년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현행법상 EEZ 내 골재 채취 허가는 국토부가 맡고 있지만, 해수부와 사전협의를 거쳐야 한다.
해수부는 EEZ내 바다모래 채취가 해양 환경을 훼손하고 수산자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이지만, 즉각적인 대체 골재원 확보 어려움과 지역·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물량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남해 EEZ에서 채취된 바다모래는 연 평균 1015만㎥다. 이번 협의물량은 연 평균 채취량의 절반 수준인 셈이다.
강용석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어업 단체의 의견과 4대강 하천골재가 상당량 적치된 점, 국책사업 소요물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협의 물량 통보와 함께 바다모래의 조건부 채취를 위한 세부조건도 국토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세부 부여조건은 △EEZ 골재채취단지 관리자를 한국수자원공사에서 해수부 산하단체로 변경 △골재원 다변화 및 EEZ 모래채취 물량 단계적 축소 방안 마련 △골재채취단지 지정해역에 대한 복원방안 검토 △어업인 단체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구성 및 제도개선 협의 등이다.
국토부와 해수부는 EEZ 골재채취단지 관리자의 변경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나머지 조건에 대해서는 대체적인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는 이번 연장을 계기로 EEZ 내에서의 골재채취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개선과 어업인 지원대책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2008년 부산신항 공사 등 건설용 모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남해 EEZ에서 한시적 바다모래 채취를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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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건설업계의 요구에 따라 3차례에 걸쳐 허가가 연장됐고, 지난해에는 어민들의 반발로 8월부터 올 1월15일까지만 연장됐다. 한 달 넘게 바다모래 채취가 중단된 상황이다.
한편 정부가 이 같은 남해 EEZ 내 바다모래 채취 연장 방침을 세우자, 어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해수부가 어민들의 전면중단 요구를 무시하고, 경제논리만 앞세웠다는 것이다.
이날 대형선망수협, 경남 14개 수협조합장은 한국수자원공사 전·현직 사장과 19개 골재채취 업체대표를 골재채취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고소하기도 했다.
한국수산업총연합회 관계자는 “바다모래 채취 전면중단을 주장해 왔는데, 650만㎥ 허용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바다모래의 채취로 어류의 산란장이 교란되고 통발 어업을 하는 경우는 아예 고기가 안 잡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해수부가 과거 국토해양부 시절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 같다”며 “골재 채취와 관련한 행정조치를 중단하는 가처분 신청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골재업계는 즉각적인 수급 문제가 개선된 데 대해서는 안도하면서도, 물량 제한에 불만을 드러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이는 턱없이 부족한 물량으로 정부가 골재 수급문제를 해소할 때까지는 남해 모래를 쓰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