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년실업NPO 방문 온 구도 케이 소다테아게네트 이사장

'이사장'이라기에 머리카락이 희끗하리라 예상했다. 편견이었다. 구도 케이 소다테아게네트 이사장(사진)은 1977년생이었다. 만 31살의 시민단체 이사장.
5일, 그를 봉고차 안에서 만났다. 그는 다른 6명의 일본인 NPO(비영리기구) 활동가들과 함께 고양시의 장애인 사회적기업 '위캔'을 방문하러 가고 있었다.
"23살 어느 날엔가, 청년실업을 얘기하는 사람들을 봤어요. 학자, 전문가, 대기업사장 등 50~60대들이었죠."
이 순간, 그는 결심했다. 20대에 20대의 문제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지위'를 가져야겠다고.
"왜 청년이 아니라 50~60대가 청년실업에 대해 얘기하는가, 왜 이들이 청년의 인생을 정하는가, 왜 20대의 문제를 20대가 말할 수는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지위가 올라가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당시 그는 일본 세이조대학에서 2년 공부하다가 미국 벨레뷰(Bellevue) 대학으로 건너가 회계학을 공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장을 입고 증권사에 앉아 일하고 싶진 않았다.
2001년, 그는 청년실업대책 NPO '소다테아게네트'를 세웠다. 현재 그는 일본 정부의 '청년의 포괄적인 자립지원방책에 관한 검토회' 위원, 문부과학성 '중앙교육심의회평생학습분과회' 의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만하면 '지위'는 갖춘 셈이다.
'소다테아게'란 '길러준다'는 뜻의 일본어. 소다테아게네트는 니트(NEET)족이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길러준다. 니트족이란, 학교에 다니지도 않으며 직업도 없으면서 직업훈련을 받지도 않는 무직자(Not Employed and Education Training)를 일컫는다.
"일본의 15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 중 4%가 실직자입니다. 우리는 이 중 학력도, 일도 없고 직업경험도 없는 사람들을 지원합니다. 심리상담부터 직업훈련까지. 니트족의 사회 참여와 경제적 자립을 이끌어내는 게 목적이죠."
'소다테아게'는 니트족뿐 아니라 그의 부모 등 보호자와 주변 사람들한테도 상담과 교육을 제공한다. 본인만의 힘으로는 일에 대한 막연한 불안, 인간관계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PICK!
성공사례 하나. 5년 동안 하루종일 방안에 틀어박혀 게임만 하던 고교중퇴생이 있었다. 그는 외부세계는 물론 자신의 부모와도 소통하지 않았다.
'소다테아게'는 그의 부모에게 다가갔다. "게임을 하는 길도 있지만 만드는 길도 있다"고. 이 제안에 청년도 관심을 보였다. 청년은 "게임으로 만들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고 했다. 지금 32살된 그는 모 게임회사의 부장이다.
"한국에 와보니 한일 청년실업의 문제가 전체적으로 비슷하더군요. 한국 정부가 공부하려는 사람을 지원하는 정책을 쓰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시험에서 떨어진 사람, 꿈이 좌절된 사람들을 위해서도 안전망을 구축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는 고시생 등 취업준비생과 청년실업자들을 위해 심리적, 정신적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한국에 있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자신 역시 일본에서 그런 일을 하려고 한단다.
앞으로 그의 꿈은 "니트족을 IT의 구세주로, 소데타아게를 고소득NPO로" 만드는 것이다. 정사원 20명, 계약직 15명 등 소다테아게네트 직원들의 연봉은 250만엔에서 500만엔 사이다.
"자기 생활을 희생하면서 NPO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일본에서 가장 급여 수준이 높은 NPO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3일 일본국제교류기금 초청으로 방한한 7명의 일본 청년 NPO지도자들은 노량진 고시촌, 실업극복국민재단, 청년네트워킹센터 '희망청' 등 국내 청년실업현장과 관련단체들을 둘러보고 8일 출국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