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ㆍ유진운용 두 곳 그쳐...해외 현지영업 강화 절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해외진출이 잇따르고 있지만, 국내펀드의 해외 판매는 극히 미미해 '글로벌 운용'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지금처럼 내수시장에만 의존할 경우 글로벌 운용사로 도약하기 힘들다는 업계 내부의 자성이 일고 있다.
◆우물안 개구리 여전
금감원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 포함)중 해외시장에 진출한 곳은 삼성, 미래에셋, 한국, 동양, KTB운용 등 11개 곳에 달한다.
그러나 해외시장에서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운용과 유진운용, 단 두 곳에 불과하다.
두 운용사가 판매하는 펀드 수는 총 12개(외수펀드 제외)로 전체 규모는 2150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중 11개는 미래에셋운용이 브라질, 인도, 홍콩, 유럽 등지에서 판매하고 있는 펀드다. 지난 2003년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한 미래에셋운용은 2008년에서야 해외 현지에서 펀드 판매를 시작했고, 2년여간 2000억원 가량을 모집하는데 그쳤다.
미래에셋운용은 28조원의 국내 주식형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국내 1위 운용사이지만 해외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국주식형펀드는 1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설정액도 312억원으로 미미하다.
유진자산운용이 지난해 12월부터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판매하고 있는 ‘유진AIZ초이스증권펀드’는 최근까지 140억원 가량이 판매됐다. 설정액 대부분이 일본 현지자금이라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최근에는 판매 추세가 정체돼 소형펀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 한국 동양 등 여타 운용사들도 해외시장 진출과 함께 펀드수출을 추진 중이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형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운용사들 대부분 글로벌 인지도와 네트워크가 부족해 국내 주식형 펀드를 판매하는데도 애를 먹고 있다”며 “더욱이 이미 많은 글로벌 운용사들이 한국물을 취급하고 있어 국내 주식형펀드도 영업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적진속에서 몸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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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운용사들이 펀드수출에 고전하는 것과는 달리 외국 운용사들은 국내 시장에 쉽게 연착륙하고 있다. 실제 JP모간, 얼라이언번스타인, 블랙록, 라자드등 지난 2007년 이후 국내시장에 진출한 4개 외국 운용사의 펀드 설정규모는 공모펀드만 2조원이 넘는다. 국내 운용사의 펀드수출과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지만 펀드판매 규모는 10배나 차이가 난 셈이다.
국내 운용사가 외국 운용사에 비해 글로벌 인지도와 네트워크가 크게 뒤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손쉬운 내수시장에만 의존하려는 경향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감독당국 고위관계자는 “국내 운용사들은 회사 규모와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의 수익을 국내 투자자로부터 얻고 있다”며 “외국 운용사와 달리 시장충격에 민감한 것도 내수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운용사들이 보다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면서 글로벌 운용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외진출은 물론 펀드 영업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진이 단기실적에만 집착, 상대적으로 어려운 '아웃바운드 영업(현지 펀드판매)'보다는 손쉬운 '인 바운드 영업(위탁운용)'에 치중하고 있는 점도 지적된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에 진출한 국내 운용사 대부분은 현지 영업보다는 위탁운용이나 국내용 리서치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선 네트워크은 물론 현지 영업력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현철메리츠증권펀드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 이후 국제 금융시장이 재정비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기회”라며 “글로벌 네트워크와 영업력 강화를 위해 해외 운용사 M&A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