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하반기 전략] ③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
더벨|이 기사는 06월17일(10:13)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왜 기업들의 자산과 쌓아놓은 현금의 가치를 보지 않을까요?"
'가치투자의 종가' 신영자산운용의 새 수장이 된 이상진 대표이사는 "가치투자는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되물었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너무 미래의 가치에 대해서만 집중한 나머지 기업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실적을 등한시 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미래가치에 대한 평가는 매우 난해한 작업"이라며 "금융위기에 대한 예측을 과연 누가 했느냐"고 덧붙였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실적만 봐도 저평가된 주식이 많은데 이를 보지 않고 미래가치만 따지는 것은 기본이 안돼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어떤 서점에서 1만원에 파는 책을 다른 서점에서 5000원에 팔고 있다면 당장 그 책은 사야한다. 하지만 1만원짜리 책이 10만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책을 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사례를 들었다.
신영자산운용은 이같은 투자철학을 바탕으로 현재가치와 미래가치의 비중을 '7대 3' 수준으로 두고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나 KT&G와 같이 부도가 날 위험은 거의 없는 반면 실적은 꾸준히 나는 기업은 신영자산운용의 입맛에 맞는 종목이다.
가치평가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밸류자산운용이 미래의 성장가치에 보다무게를 둔다면 신영자산운용은 기존의 가치를 더 중점적으로 여긴다. 그러다보니 같은 가치평가를 추구하는 운용사이지만 펀드내 공통되는 종목은 20%도 채 되지 않는다.
남들은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운용철학은 신영자산운용의 꾸준한 인기 비결이자 타 운용사와 확연히 차이가 나는 점이기도하다.
창립 당시부터 줄곧 신영자산운용에서 근무한 이 신임 대표 역시 이같은 운용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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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자산운용의 CEO 인사가 철저히 내부승진으로 이뤄진 점은 14년동안 가치투자에 대한 신념을 지킬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주식운용을 총괄하는 허남권 본부장도 '신영마라톤', '밸류고배당' 등의 주력 펀드를 운용하며 14년째 가치투자를 실현해 오고 있다.
그 결과 '신영마라톤'과 '밸류고배당' 펀드는 최근 7년간 260%가 넘는 누적수익률을 기록하며 장수 펀드로 자리매김 중이다.
이 대표는 "우리는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을 디지털로 바꾸기 보다 아날로그 방식을 심화, 확대하는 방향으로 펀드를 운용한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그는 최근 우선주가 지나치게 저평가 돼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통상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는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에 비해 할인돼 거래되는데 할인률이 의결권의 가치에 비해 과도하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소수주주들의 권리행사가 적은 풍토"라며 "이에 반해 보통주는 우선주보다 주가가 두 배 이상 높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신영자산운용은 이같은 현상을 반영해 순자산의 50% 이상을 우선주로 담는 '신영밸류우선주주식형펀드'를 출시한 상태다.
한편 이 대표는 향후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유럽발 금융위기가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재정적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은 20년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2%도 안된다"며 "미국, 중국, 인도 등의 성장이 시장의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과거 위기와 다른 차이는 모든 나라가 사상 최저 금리 수준이라는 점"이라며 "이는 정부가 유동성을 계속해 공급하겠다는 의미로 유동성 매트가 깔려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대격변기가 계속해 진행돼 왔고 2008년 금융위기가 가장 정점에 달할 때였다며 서서히 안정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때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는 주식이 가치주라는 것이 이 대표의 믿음이기도 하다.
그는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펀드를 합쳐 110조원이 넘지만 이중 가치주는 10조원에도 못미친다"며 "가치주의 비중이 절반 수준으로 커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가치투자가 결국 승리한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지 항상 고민한다는 이 대표. 3년 전부터 한문 공부에 푸욱 빠졌다는그는 논어에 나온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를 가장 좋아한다.
그는 "'지나친 것과 부족한 것은 같다'라는 공자의 가르침은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펀드매니저가 새겨야할 덕목"이라며"이같은 마음가짐으로 가치투자를 확산시키는데 리딩운용사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력
- 경북고 졸업('74)
- 서울대학교 법학과 학사('78)
◆ 경력
- 해군 장교 복무('78.04~'82.06)
- 현대중공업('82.07~'87.03)
- 신영증권 국제부.인수공모부('87.04~'92.02)
- 슈로더증권 CIO('92.03~'95.11)
- 신영자산운용(1996.8~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