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관리 보유→운용으로..전문가 늘리고 빌딩 연이어 매입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삼성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전문인력을 잇따라 영입하고 금융계열사를 중심으로 상업용 빌딩 매입에 나서고 있어서다.
이를 놓고 삼성의 부동산 관리 방점이 '보유'에서 '운용'으로 이동했다거나 신사업 진출이나 기업 인수·합병(M&A)용 실탄을 마련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 등이 나온다.
◇부동산 인력 왜 늘리나=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삼성전자(216,500원 ▼1,500 -0.69%)는 최근 부동산 전문가를 모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채용공고도 냈는데 부동산 투자와 상권 분석, 부동산 매입과 매각, 임대차 등 부문의 경력자들이 영입대상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월에도 부동산 관련 인력을 채용했다.
삼성 관계자는 "평택의 삼성 전용 산업단지 조성에 인력이 더 필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산업단지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의 2배 규모며, 2016년 입주 예정이다. 여기에는 의료기기와 바이오제약, 자동차용 전지 등 신사업 생산시설이 주로 건설될 계획이다.
그러나 전자업계는 제조업체의 부동산 인력 확충을 다소 이례적인 행보로 받아들인다. 더구나 평택단지의 경우 입지가 정해져 부지조성보다 입주설비와 관련한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점도 삼성의 최근 움직임을 남다르게 보게 하는 이유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을 시간이 지나면 오르는 시절이 끝나 사옥이나 공장부지를 그냥 두면 손해라고 판단하는 (삼성) 경영진이 늘고 있다고 한다"며 "장기적으로 부동산 유동화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투자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룹 계열사 중 부동산을 가장 많이 보유했다. 그 규모는 지난 6월말 현재 서초사업장을 비롯한 국내외 사업장에서 장부가액이 토지 7조1746억원, 건물과 구축물 12조1613억원 등 19조3359억원에 달한다. 이들 부동산을 유동화하면 현재 현금보유액의 2배인 40조원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금융계열사도 '잰걸음'=삼성은 보유 부동산을 금융계열사와 연계해 현금화하거나 수익을 창출하는 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생명(230,000원 ▼9,000 -3.77%)과삼성화재(530,000원 ▼18,000 -3.28%), 삼성자산운용 등이 다른 계열사 임대용으로 상업용 빌딩 매입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독자들의 PICK!
지난해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던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을 삼성생명에 이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삼성생명은 태평로 본관을 삼성카드 등에 임대를 줬다.
최근 삼성의 비금융 계열사 1곳이 강남권에서 빌딩을 물색했는데 실제 매입은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가 맡는 방식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임대차계약을 하고 그 건물에 입주한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이 지난주 서울 삼성동 한국감정원 본점 사옥 인수자로 선정된 것도 같은 차원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서삼성물산은 한국감정원 사옥과 인근에 있는 한국전력, 서울의료원 등 용지를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을 세우고 2009년 강남구청에 제안했다. 삼성생명이 이를 염두에 두고 감정원 부지를 매입하게 됐다는 것이다.
금융계열사가 부동산을 매입한 후 임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가 된다. 여기에 부동산신탁투자회사(리츠) 등을 설립해 부동산을 증권화하는 등 다양한 구조의 부동산 유동화 방안이 활용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비금융 계열사들이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하면 투자여력을 높일 수 있어 '윈윈'(win-win)구조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7월 부동산펀드를 통해 삼성금융프라자빌딩 등을 포함해 서울시내에서 빌딩 3건을 매입했다. 이 작업은 GE 부동산부문 아시아투자업무를 총괄하다 지난해 영입된 C전무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그가 삼성자산운용은 물론 삼성그룹의 부동산 유동화 작업에도 관여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