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만기일 기초자산 대량매도 "배상해야"
주가연계증권(ELS) 종가 기준일에 기초자산을 대량 매도한 도이치뱅크가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배상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1부는 12일 한국투자증권 ELS '부자아빠 289호'에 투자한 김 모씨등 26명이 "주가조작으로 피해를 당했다"며 도이치뱅크를 상대로 낸 상환원리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판결이 확정되면 도이치뱅크는 18억여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이 상품은 2009년 8월 26일 만기일에 기초자산인 국민은행(KB금융)과 삼성전자 주가가 최초 기준가격의 75%인 경우 128.6%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KB금융의 경우 만기일에 5만4740원일 경우, 삼성전자는 42만9000원일 경우 투자원금의 128.6%를 지급받을 수 있었지만 만기 전일 종가가 5만6000원이었던 KB금융의 주가가 만기일 5만4700원으로 떨어져 수익금 지급이 무산됐다.
이 상품의 유동성공급자(LP)인 도이치뱅크가 만기일에 KB금융 보통주를 대량으로 싼 값에 내놓으면서 주가가 급락했다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기상환조건의 충족 여부가 결정되는 8월 26일에는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신중히 기초자산을 거래해야 한다"며 "도이치뱅크가KB금융(149,500원 ▼4,500 -2.92%)보통주를 저가로 대량 매도한 행위는 시세조종행위"라고 판단했다.
2010년 7월 대우증권 ELS 관련 상환금 청구 소송 이후 투자자들이 승소한 두번째 판결이다.
당시 정 모씨 등이 지난 2005년 대우증권의 ELS 상품을 매입했지만 같은 해 중간 평가일에 증권사가 고의로 주식을 내다팔면서 주가를 떨어뜨려 중도 상환을 무산시켰다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한누리법무법인 관계자는 "ELS 상품은 1~2개 기초종목의 주가 수준에 따라 수익금을 지급하는 구조로 돼 있는데 발행사가 기준 주가를 낮추기 위해 대규모 물량을 낮은 가격에 시장에 내놓는 행위는 인위적인 시세 조종 행위로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ELS 관련 투자자들의 피해가 나타나고 있고 대우증권 항소심이나 RBC, BNP파리바 등의 사건이 진행 중이어서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