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울대 경영대학 50주년 기념 모의주식투자대회 1등 조한울씨

"주식 왕초보가 펀드매니저를 이겼다." 최근 서울대 경영대학 설립 50주년 기념 모의투자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조한울(21)씨 얘기다.
조씨가 주식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가상이지만 참가자에게 주어진 투자금은 1000만원. 그가 맨 먼저 손을 댄 것은 '정치테마주'였다. 유력 대선 주자들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탓인지 '올인'한 원금은 10일 뒤 고작 10만원 불어났다. 이 대회 참가자들의 수익률은 실시간으로 공개되는데 당시 1등이 40%에 달했다.
수소문해 상위권 참가자들이 투자동아리 소속으로 주식워런트증권(ELW)에 투자했다는 점을 알아냈다. 곧바로 인터넷을 서핑하며 ELW를 공부했다. '풋 ELW는 시장이 하락할 때, 콜 ELW는 시장이 오를 때….' 이 무렵 시장 뉴스의 초점은 온통 그리스 위기였다.
그는 그리스에 베팅하기로 하고 코스피200 ELW 한 종목에 1010만원 모두 투자했다. 만기가 9일인 풋 ELW였다. 이달 7일 아침 계좌를 열어보니 원금이 2600만원으로 불어나 있었다. 그의 수익률도 1등으로 올라섰다.
모의투자대회가 진행된 4월23일부터 5월18일까지 4주간 코스피 지수는 1973.63에 출발해 1782.46으로 마감되며 9.6% 하락했다. 대회 마지막 주간에는 1700선마저 무너졌다. 마지막 날인 18일은 코스피 지수가 3.4% 급락한 '블랙 프라이데이'였다.
◇"오직 운이 좋았을 뿐"=조씨는 "사실 아직도 ELW의 원리를 잘 모른다"고 실토했다. 그는 1등을 차지한 비결도 초심자의 행운으로 돌렸다.

"사방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으로 인해 불안하다고 해서 시장 하락을 예상한 투자를 했죠." 5월7일 하루 만에 수익률 1위로 올라선 그는 "이겼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2등의 추격에 조바심이 났다. 마침 워런 버핏이 미국에서 화장품 회사를 인수했다는 뉴스를 보고 종목을 하나 샀다. 화장품주인 '코스맥스'였다.
코스맥스는 원금은 그대로 두고 증권사 신용을 활용했다. 무려 3000만원을 빌렸다. 하지만 주가는 하락하고 3일 내 상환해야 하는 탓에 손실을 보고 팔아야 했다. 원금은 다시 2200만원으로 줄었다. 수익률 순위도 밀렸다. 때 마침 JP모간이 파생상품 투자로 수조원대 손실을 봤다는 뉴스를 접하고 풋 ELW를 더 샀다. 그 결과 원금은 다시 2650만원으로 불었다.
이왕이면 수익률 200%를 만들어 보자는 욕심에 대회 마감 전날 풋 ELW를 1400만원어치 추가로 투자했다. 하지만 이내 "내일 대회가 끝나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곧바로 모두 처분했다. 조씨는 "그 때 풋을 샀다면 수익률이 300%를 넘었을 거예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이튿날(18일)은 '검은 금요일'. 참가자들의 수익률은 요동쳤다. 시장이 급락하면서 직전 2등은 막판 콜 ELW에 투자한 여파로 원금이 4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새로 2등에 오른 참가자의 수익률은 90%. 전체 참가자 110명의 평균 수익률은 -18%였고, 이중 원금을 불린 경우는 20여명에 그쳤다.
◇꿈은? '창업'=서울 마포고를 졸업하고 2011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조씨는 주식 투자와 관련된 강의를 수강한 적이 없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일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면 한 달에 50만원을 겨우 벌 수 있는데 처음 경험한 주식시장은 너무 쉽게 돈을 벌거나 날려 허무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외가격 ELW를 샀다 휴지조각이 되는 것도 봤다. 조씨는 "코스피 콜 ELW 5원짜리를 샀는데 0원이 됐는데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조씨의 꿈은 창업이다. 그는 "졸업 후 기업에 입사해 일을 배운 후 나이가 들면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회 우승과 관련해 "행운이었을 뿐이지 절대 실력이 아니다"며 "운이 좋아 이번에 이겼지만 다음엔 어려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1등 부상으로 50만원과 후원사인 미래에셋증권 인턴체험 기회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