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사고 쓴약 덕분에 IT 체질 개선했다"

"전산사고 쓴약 덕분에 IT 체질 개선했다"

조성훈 기자
2012.05.30 05:00

[정보화사령탑]윤한철 농협중앙회 IT본부 분사장

"전산사고가 나자 농협이 이러다 폭삭 주저앉는 게 아닌가 걱정이 많았는데 내가 덜컥 CIO로 임명됐습니다. 당시 정말 난감했습니다."

윤한철 농협 IT 본부분사장은 4월 12일 전산사고가 발생한지 석달만인 7월 CIO(최고정보화책임자) 임명 당시의 곤혹스러움을 이렇게 회상했다. 농협중앙회 개인정보본부장에서 위기의 농협IT를 건져낼 구원투수로 뽑힌 것이다.

그러나 전산사고는 그가 취임한 이후에도 지속됐다. 지난해 12월, 올해 1월 또다시 장애가 발생했다. 농협은 그야말로 언론과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그는 "당시 직원들은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날밤을 새우면서도 장애가 계속돼 참담함을 떨칠 수 없었다"면서 "부하 직원들이 울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심지어 정신과 질환을 앓는 직원까지 있었지만 국민들의 차가운 눈초리 속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 4 12 사태이후 벌어진 장애는 일종의 대지진 뒤 여진과 같아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조직을 추스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후 직원들과 면담과 이메일 편지 등으로 소통에 나섰고 자신감을 회복시키는데 주력했다.

특히 3월 2일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을 기회로 삼았다. 농협 최대 과제인 신용과 경제사업 분리는 IT가 핵심과 같은데 이를 짧은 시간에 뒷받침한 것이다. 당시 정부, 금융감독 당국 수장과 농협수뇌부가 모두 참석해지만 시스템이 이상없이 가동되면서 직원들이 다소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는 전산사고의 아픈 경험을 농협 IT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당장 보안 분야에만 1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보안책임자(CISO)를 선임한 것도 다시는 과거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과 같다.

농협에 있어 올해는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당장 2015년까지 신경분리를 뒷받침할 IT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 농협으로써도 사상최대인 1조원대 IT투자를 결정했다. 특히 은행과 상호금융 시스템 분리가 관건이다. 서울 양재동에 국내 금융권 최대 규모인 통합 전산센터도 신축한다.

윤 분사장은 "전산사고는 어떻게보면 농협이 체질을 뒤바뀌는 아픈 약이 된 것"이라며 "올해 IT프로젝트를 통해 전산사고의 오명을 씻고 금융강자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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