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게임중독이 더 무서운 이유

스마트폰 게임중독이 더 무서운 이유

홍재의 기자
2013.05.01 05:19

[u클린2013]스마트폰 중독 청소년은 늘어···RPG 등 몰입감 높은 게임 '위험'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정보사회 新문화 만들기’ 일환으로 [u클린] 캠페인을 펼친지 9년째를 맞았다. 인터넷에서 시작된 디지털문화는 이제 스마트기기로 옮겨가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언제 어디서나 사이버공간을 만날 수 있게 됐고 시공을 초월한 새로운 서비스들도 쏟아진다. 하지만 스마트시대 역기능도 커지고 있다. 악성댓글이나 유언비어로 인한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보안위협 뿐만 아니라 사이버 폭력, 게임 중독, 사이버 음란물 범람 등 각종 사회적 문제에 대한 방지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올해 9회째를 맞은 [u클린] 캠페인은 스마트시대 새로운 윤리의식과 기초질서를 정립하는 데 역점을 두고, 함께 만들어가는 '스마트 안전망'을 제시할 계획이다. 청소년들의 사이버윤리의식 고취를 위해 상반기 청소년문화마당에 이어 하반기에는 글짓기·포스터 공모전을 개최, 청소년이 함께 고민하고 정립할 수 있는 장(場)으로 진화해나갈 계획이다.

# 주부 전희경(가명)씨는 최근 들어 중학생 아들이 컴퓨터를 켜는 시간이 줄면서 "게임 그만하라"는 잔소리를 하지 않게 됐다. 주말에 PC방 간다는 횟수도 줄어 내심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뒤늦게 아들이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친구들과 카카오톡을 하는 줄 알았던 아들의 스마트폰 화면에 늘 같은 게임이 구동되고 있는 것을 보고 나서야 컴퓨터 게임 대신 모바일게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스마트폰 앱을 다운받는다고 해서 번호를 알려줬던 신용카드의 소액 결제 요금이 조금씩 불어나고 있었다.

PC 온라인 게임으로 대변되던 게임 시장의 무게 중심이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대 1조 4000억원 가량으로 지난해 약 7800억원에 비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한 그늘도 커지고 있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게임과몰입 위험도도 높아지고 있는 것.

'셧다운제', '게임시간 선택제' 등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제도적 장치들도 스마트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9월 스마트폰 이용습관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 중 66%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이 중 7.9%가 중독 위험군으로 나타나는 등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 위험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대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2 게임과몰입 종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게임과몰입 위험군 청소년은 전년 6.5%에서 2.0%로 4.5%포인트 감소했다. 게임 과몰입 예방 교육 등 게임업계의 자정적인 노력의 결과도 있지만 PC온라인게임에 빠져있던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중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로도 해석되고 있다.

이런 정황은 모바일게임 장르의 변화와 아이템 거래 비중 등에 비춰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남녀노소 누구나 간단히 즐길 수 있었던 모바일게임 트렌드가 최근에는 하드코어 성향의 RPG(롤플레잉게임)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다.

최근 구글플레이 최고매출앱 10위권에는 카드배틀 RPG '밀리언아서'와 소셜 RPG '헬로히어로'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상위권에는 RPG류 '퍼즐앤드래곤', '데빌메이커:도쿄'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암드 히어로즈'도 선전하고 있다.

RPG는 몰입도가 높아 이용자 숫자에 비해 평균 사용시간과 매출 발생이 높은 편이다. 특히 MMORPG의 경우에는 '리니지', '아이온' 등이 한때 PC온라인시장을 독식했듯 게임의 가장 큰 수익원으로 꼽힌다.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이 다른 장르의 게임에 비해 훨씬 높다는 것.

최근 출시한 한 RPG의 경우 하루 20시간 이상을 플레이하는 이용자가 출시 1주일도 되지 않아 게임 내에서 달성할 수 있는 모든 레벨과 아이템을 수집했을 정도다.

또, 이들 RPG는 게임 내 아이템 거래가 가능해 오프라인 상에서 현금 거래가 활발한 편이다. 게임아이템 거래업체 IMI에 따르면 지난해 0%에 가까웠던 모바일게임 아이템 거래 비중이 올해는 16%까지 올라갔다.

업계에서는 온라인게임 아이템 거래로 소위 용돈 벌이를 하던 게이머들의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을 경계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에서 불법 프로그램 등을 사용해 불공정한 방법으로 게임 아이템을 취득하고 수익을 거두는 '작업장' 등이 향후 모바일 게임에서 기승을 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 산업이 잘못된 방향으로 발전할 경우 청소년에 노출되는 위험도는 PC온라인 게임에 견줄 바가 못 된다. 모바일게임은 늘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게임이 가능해 가정과 학교에서 지도가 어려운 편이다.

제도적 허점도 있다. PC온라인게임의 경우 '셧다운제', '게임시간 선택제' 등 청소년들의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강제 수단을 갖추고 있다. 모바일게임의 경우에는 여성가족부가 지난 2월 셧다운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안을 2년간 유예했다. 이 때문에 가정과 학교에서 세심한 관심이 더욱 요구된다.

게임업계에서는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방지하기 위해 자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부터 게임과몰입 해소를 위한 게임문화 전문강사를 양성하고 있다. 경기콘텐츠진흥원도 지난해부터 도내 지역아동센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게임중독 치유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 주요 온라인게임 기업들은 기금을 마련해 지난 2008년 '게임문화재단'을 설립하고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게임문화재단은 매년 약 30억원 정도의 예산을 집행해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 운영과 게임과몰입 예방을 위한 캠페인, 토론회 개최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막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게임에 특화된 게임과몰입 프로그램이 없어 업계에서도 모바일게임 과몰입에 대한 자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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