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만이 아냐"…해외는 피지컬 AI 어떻게 적용했을까?

"'아틀라스'만이 아냐"…해외는 피지컬 AI 어떻게 적용했을까?

김소연 기자
2026.02.17 07:30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 전 진행된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이 손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뉴스1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 전 진행된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이 손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뉴스1

AI가 모니터 밖으로 걸어 나왔다.

피지컬 AI를 가장 단순화한 설명이다. 챗GPT는 디지털 세상에서 언어의 장벽을 허물었다면, 피지컬 AI는 디지털 세상에만 존재하던 AI가 물리적 실체로 나타나 직접 노동을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AI의 다음 물결은 물리적 AI"라고 단언하면서 전 산업계 화두가 됐다.

2차 산업혁명 때 '자동화'를 뛰어넘는, 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이미 전 세계 산업 현장에서는 피지컬 AI가 생산성의 공식을 다시 쓰고 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제조와 물류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애플 최대 협력사인 전자기기 위탁생산 기업 폭스콘이다. 폭스콘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공장 전체를 디지털 공간에 복제했다.

과거 숙련공의 '감'에 의존했던 케이블 결착이나 나사 조임 같은 미세 공정을 피지컬 AI가 가상공간에서 수백만 번의 시뮬레이션하며 미리 학습한다. 이를 통해 생산 라인 구축 시간을 40% 단축하고,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 AI가 물리적 세계의 마찰, 중력, 탄성을 이해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피큐어 AI의 휴머노이드 로봇/사진=머니투데이 DB
피큐어 AI의 휴머노이드 로봇/사진=머니투데이 DB

자동차 산업에서는 BMW가 대표적이다.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에 투입된 피규어AI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처럼 두 발로 걸어다닌다. 정해진 위치에서 용접만 하던 로봇팔과 다르다. 이동이 자유로워진 로봇이 걸어 다니며 부품을 나르고, 위치가 틀어진 부품을 스스로 바로잡아 조립한다. 테슬라가 선보인 로봇 옵티머스 역시 자체 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옮기며 데이터를 수집한다.

글로벌 유통 공령 아마존은 스패로우 로봇을 쓴다. 창고에서 작은 물품을 정교하게 다루는 데 특화된 자율 주행 로봇으로, 수천만개 비정형 상품을 식별하고 분류한다. 과거에는 인간만이 할 수 있었던 불규칙한 물건 집기를 AI가 시각과 촉각정보를 결합해 해결했다.

이러한 흐름 속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은 피지컬 AI를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다. 다만 피지컬 AI 실행을 위해서는 실세계 데이터가 필수다.

텍스트나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모을 수 있지만 0.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반도체 공정 데이터, 거친 조선소 용접 현장의 노하우, 복잡한 도심 배달 데이터는 인터넷에 없다. 실제 고도화된 제조 현장을 보유하지 못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빅테크들이 넘기 힘든 장벽이다.

피지컬 AI, 한국이 강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여기서 대한민국의 AI G3 도약 기회가 열린다.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조선, 방산 등 첨단 제조업 포트폴리오를 완벽하게 갖췄고, 숙련 근로자가 많다. 또 근로자 1만명당 로봇 밀도가 세계 1위여서 피지컬 AI 학습에 최적화돼있다.

텐센트의 제작 툴 '훈위안 3D 엔진'/사진=텐센트
텐센트의 제작 툴 '훈위안 3D 엔진'/사진=텐센트

피지컬 AI 도입을 위해서는 현실세계와 호환될 3D 디지털 생태계 구현 경험이 필수다. 이는 게임사 산하 AI 기업들이 강하다. 수백만명의 유저와 상호작용하는 가상 세계를 구축해보고, 그 안에서 AI가 최적의 행동을 하도록 강화 학습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해당 분야 글로벌 톱 모델로 중국 텐센트가 만든 훈위안3D가 꼽힌다.

엔씨소프트(212,000원 ▼3,500 -1.62%), 크래프톤(257,000원 ▼1,000 -0.39%) 등 국내 게임사들도 AI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참가해 최종 정예팀 5개사로 선정됐던 엔씨소프트 자회사, NC AI는 국내 유일 3D 생성 모델을 갖췄다.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 & 소울 시리즈 등 수백만 명의 유저와 상호작용하는 가상 세계를 구축해본 경험이 AI 기술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이달 '인천공항 항공AI 혁신 허브'사업에서 항공 피지컬AI를 위한 R&D(연구개발)센터 주관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NC AI의 3D 생성 모델
NC AI의 3D 생성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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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증권부 김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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