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입장 고수, 협상 제대로 진행 안돼…與 내부선 특위 카드 비판도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 연설 이후 정국 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상이 첫 발도 제대로 때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즉각 국정원 개혁 국회 특위 수용 제안을 했지만 민주당은 대선 의혹 특검도 함께 해야 한다며 꿈쩍도 않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특위 수용 카드에 대한 비판 견해가 나오는 등 '특위 수용' 이후 협상 전략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19일 여야는 정국 정상화를 위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물밑 접촉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전날 새누리당의 특위 수용 제안에 대해 민주당이 '특검 없이는 안된다' 기존 입장을 확인한데 이어 이날도 이를 되풀이하면서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주의는 결코 흥정의 대상일 수 없다"라며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특검과 특위 양특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협상 채널인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도 "진상규명 절차가 특검 수사이고, 진상 규명 전제하에 차후에 재발 방지를 위한 개혁특위가 구성돼야 한다"면서 "그래서 (특위와 특검) 두 개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역시 특검은 받아들일수 없다고 재확인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특검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면서 "이미 재판중이거나 수사중인 사안으로 대선 2라운드 성격의 새로운 정쟁을 유발하려는 정략적 의도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어제 오후 긴급 최고위에서 국회 정상회를 위해 특위 수용 결단을 내렸다"면서 "특검은 정쟁소지가 있어 불가하다는 입장을 야당과 만나 전달했으나 민주당이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돌발 변수까지 애를 먹였다. 전날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후 발생한 국회 경내에서의 강기정 의원과 청와대 경호관계자간의 폭행사건으로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면서다. 새누리당 이우현 의원이 강기정 의원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분위기가 험악해졌고,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해 본회의가 두시간 가까이 중단되기도 했다.
여야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국회 일정 파행도 계속했다. 지난 14일 재개한 2012년 결산안 심사는 이날 다시 중단됐다. 예결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하루가 급한 이 시점에 민주당은 민생과 관계없는 일방적인 정치적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서 결산소위는 물론 국회의 시계를 멈추게 했다"면서 "지금이라도 즉시 결산심사를 다시 착수해 완료하고 새해 예산심의에 착수할 수 있도록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과 특위 수용 제안에도 정국 정상화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전략 부재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국회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당 지도부가 제안한 특위 수용 건에 대해 조목조목 불가론을 주장했다. 조 의원은 준비한 성명서를 통해 △대통령 임기 내 발목잡기 의도를 가진 야당에게 합법적 멍석을 깔아주고 △특위가 소모적 정쟁의 장을 제공할 것이며 △야당 강경파에 힘을 실어 국민 피로감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특위 설치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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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대해 "조 의원 충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야당이 막무가내로 양특(특검·특위) 받으라 하는데 어떻게 하겠나"며 "하나라도 받아주고 돌파구 찾아보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특검도 정쟁의 연장인 것 다 알지만 난마같이 얽힌 정국을 뚫어 보려고 애쓰는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특위 수용, 특검 불가로 입장을 밝히는 것 보다 여야 지도부간에 모든 안건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자는 제안을 했어야 했다"면서 "결국 별다른 성과없이 특위 카드만 하나 날린 꼴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