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정기상여금의 소급 적용과 범위에 대해서는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신의칙과 관련해 모호한 기준을 내놨기 때문이다.
19일 대법원에 따르면 기업이 통상임금 상승에 따른 추가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될 조건은 두가지다.
△판결 이전에 노사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고 △추가임금 청구로 기업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롭게 된다는 사정이 인정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조건 중 '추가임금 청구로 기업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롭게 된다는 사정'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변호사는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 '기업 존립의 위태'라는 표현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이 기준을 놓고 노사간 또 다른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기준 때문에 판결에 대한 노사간의 반응도 엇갈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판결 이후 "대법원이 지금까지 노사합의와 관행으로 통상임금 산정범위가 정해져 온 부분을 인정해 과거 3년치 소급분에 대한 추가지급의무가 없다고 판단해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는 '추가임금을 지급할 시 대부분의 기업이 위태로워진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경총은 현 시점에서의 추가임금 청구가 사실상 기업의 존립을 위협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노동계의 입장은 다르다. 노동계는 대법원이 두가지 조건 모두를 만족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해 추가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한 만큼 이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경영상의 어려움, 기업의 존립 문제는 소송이 제기될 경우 기업이 입증해야할 몫이다. 한 법률전문가는 "근로자가 과거 3년간의 통상임금 추가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낼 경우 신의칙이 적용될 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법원이 하게 될 것"이라며 "기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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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기상여금 소급적용과 관련해 경영계와 노동계가 이렇게 대립각을 세우는 데에는 그에 따른 추가수당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경총은 이날 판결로 최초 1년 동안 13조7509억원이, 이후 매년 8조8663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임금체계 복잡해 정확한 금액은 산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