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표 예산·철도파업에 예결위 진통…국정원개혁입법 연내 어려울수도
연말 정국이 내년도 예산안과 국정원개혁입법, 경제법안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과제를 안은 채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야는 이들 세 분야 입법을 위해 오는 26일과 30일 본회의를 예고했지만 현안마다 입장차가 크다.
세 분야 가운데 어느 하나만 우선처리하기도 어렵다. 여야는 공식화하진 않지만 사실상 예산안과 국정원개혁입법을 연계할 태세다. 각각 유리한 내용을 관철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외국인투자촉진법 등 산업계 숙원 경제법안의 연내 처리전망도 극히 불투명하다. 여야는 새해까지 열흘도 남지 않은 '데드라인'을 앞두고 벼랑 끝 진검승부를 벌여야 한다.
◇"朴 예산 보류" 예산심사 진통=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옛 계수조정소위)는 22일 철도노조 파업사태가 극적으로 전개되면서 파행을 빚었다. 소위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포함, 국토교통위 소관 예산을 시작으로 증액심사를 개시할 예정이었다.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민주노총에 진입하자 민주당 등 야당이 강력 반발했다. 예산소위는 오후 늦게 가까스로 소집됐지만 이내 정회하고 본격 심사는 23일로 미뤘다. 그동안 감액심사에서 삭감이든 원안 유지든 예산을 확정하지 못하고 '보류'된 사업은 120여건에 이른다. 민주당은 특히 새마을운동 세계화사업, 각종 창조경제 관련사업 등 이른바 '박근혜표 예산'을 문제 삼았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은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ODA(공공외교) 사업"이라며 "새마을운동 관련 일부 국내사업에 대해선 야당이 강하게 나오겠지만 (해외사업에 대해선) 요구를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수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예산이라서 (무조건) 삭감하려는 게 아니라, 거꾸로 박 대통령이 관심을 갖는다는 이유로 과다 증액되거나 실현불가능한 사업이 편성된 것을 문제 삼았다"며 "한식세계화, 해외자원개발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관심을 가졌던 이른바 'MB표 사업'이 대부분 성과 없는 무용지물이었다는 교훈을 잊지 말라"고 반박했다.
상임위별 증액 요구도 만만치 않다. 정보위원회를 제외한 15개가 상임위가 제시한 증액규모가 11조4155억원에 달한다. 예산심사가 늦어지면서 26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최대한 속도를 내 접점을 찾더라도 30일 본회의 또는 올해 예산안 통과 때처럼 31일 막판 처리를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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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개혁법 물밑협상, 경제법안도 '팽팽'= 국정원 개혁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재원, 민주당 문병호 의원은 24일 특위 전체회의까지 1차 합의점을 도출한다는 목표로 물밑 접촉을 벌였다. 여야는 국정원 정치중립 관련 사안인 정보관(IO)의 기관 출입금지, 국정원 예산의 국회 통제 등에 대해선 원칙적 공감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밖에도 △국회 정보위 상설화 △국정원 내부고발자 보호 강화 △국정원의 심리전 금지 등을 요구해 왔다. 반면 새누리당은 "세계 정보기관에 내부고발자를 보호한 선례가 없다"며 난색을 보였다. 심리전 또한 "북한의 지령을 받거나 종북 성향의 세력이 일반 국민과 구별하기 어려워 그 식별을 위해서라도 심리전이 필요하다"는 국정원 입장에 동조하는 기류가 강하다.
이에 새누리당에선 국정원 개혁입법의 구체적 내용에는 연내에 합의하되, 실질적 법안통과는 내년 2월까지 할 수 있다는 절충안을 검토했다. '연내 입법 또는 처리'라는 4자회담 합의문이 근거다.
경제법안도 양당 온도차가 현격하다. 새누리당은 손자회사 설립시 규제 개선이 골자인 외촉법 개정(투자활성화), 관광진흥법 개정(관광숙박시설 입지 제한완화)을 요구했다.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위한 주택법·소득세법 개정도 오랜 과제다. 반면 민주당은 외촉법·관광진흥법이 일부 대기업에 특혜를 주고 서민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맞섰다. 부동산 관련해서도 전·월세 상한제(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급하다고 요구했다. 대부업체 이자율을 지금보다 낮추는 대부업법 개정안도 민주당이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