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 덕에 '호텔공화국 서울?'…공급과잉 '빨간불'

규제개혁 덕에 '호텔공화국 서울?'…공급과잉 '빨간불'

기성훈 기자
2014.03.28 06:18

인센티브·규제완화로 '호텔 르네상스'… 일정규모 이하 호텔 구조조정 불가피

서울 용산관광버스터미널 부지에 2017년까지 대규모 관광호텔이 들어선다. 호텔은 1만8953㎡규모 대지에 지상39층 높이의 건물 3개동으로 지어진다.  객실수 1729실의 매머드급 관광호텔이다./조감도 제공=서울시
서울 용산관광버스터미널 부지에 2017년까지 대규모 관광호텔이 들어선다. 호텔은 1만8953㎡규모 대지에 지상39층 높이의 건물 3개동으로 지어진다. 객실수 1729실의 매머드급 관광호텔이다./조감도 제공=서울시

#한승투자개발은 사업비 600억원을 들여 영등포구 양평로에 300여 객실규모의 관광호텔 건립 계획을 세우고 유흥주점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교육관련 규제와 구청의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러브호텔'이라며 반대해 다시 난관에 봉착했지만 최근 정부가 호텔 건설을 승인하라고 지자체에 권고해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정부가 '손톱 밑 가시' 규제 개혁에 나서자 그동안 꽁꽁 묶였던 학교 주변 관광호텔 건립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규제 개혁의 수혜를 보는 업체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지만 자칫 너도 나도 호텔건립에 나서 호텔 공급 과잉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등록된 시내 관광호텔은 특 1~2 등급부터 가족호텔, 호스텔, 전통호텔 등을 포함해 192개(3만228실)에 이른다.

2008년 131개이었던 관광호텔은 2009년 137개, 2010년 139개, 2011년 146개, 2012년 161개, 지난해에는 192개로 훌쩍 늘어났다.

지난 1월엔 서울 용산전자상가 한가운데인 용산관광버스터미널 터에 39층 높이의 관광호텔(객실수 1729실)을 짓는 개발사업이 발표되는 등 신축 계획이 매달 나오고 있다.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경우를 포함하면 이르면 2017년 300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서울시내 호텔이 급증한 건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에 비해 객실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은 전체 외국인은 2000년 532만명에서 지난해 1220만명으로 129%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관광숙박시설(서울시 기준)은 33% 증가에 그쳤다.

./그래픽제공=권태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그래픽제공=권태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이에 따라 서울·경기·인천의 숙박시설 수요가 올해 4만5199실로 추정되고 있지만 공급은 3만8485실에 머물러 6714실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요와 공급 격차도 매년 커져 2015년에는 7137실, 2016년에는 7440실이 부족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정부와 서울시는 이미 2012년부터 용적률 인센티브 등의 당근책으로 숙박시설을 확충하는데 팔을 걷어붙였다. 여기에 최근 규제완화 추세로 그동안 건립이 어려웠던 학교 옆 호텔 건립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서울 시내 호텔 객실수는 치솟을 전망이다.

한진수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학습환경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해성 없는 관광호텔에 대한 규제와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호텔 건립활성화로 약 2조원의 신규투자와 4만7000개의 교용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때 아닌 '호텔 붐'에 우려의 시각도 있다. 지금은 방이 모자란다지만 외국인관광도시민박, 한옥, 레지던스호텔 등으로 다양한 호텔이 생겨나 대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권태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은 "서울의 부족한 숙박 공급을 수도권(경기·인천 등) 지역으로 분산하는 전략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 예상치가 너무 낙관적이라 이를 토대로 우후죽순으로 호텔을 짓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인 입국자는 엔저 영향으로 줄었다. 일본 관광객의 빈자리를 채워준 중국인 관광객도 한국 여행상품 가격인상으로 증가율이 둔화됐다.

홍석민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실장은 "중국인 관광객 등 전체 외국인 관광 수요는 아직 충분하지만 일정규모 이하의 관광호텔은 구조조정이 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총량적 관점에서 공급량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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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훈 정책사회부 부장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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