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한달 단통법의 운명 폐지인가 개정인가

시행 한달 단통법의 운명 폐지인가 개정인가

성연광 기자
2014.10.28 06:08

요금·보조금 경쟁 가시화 불구 '개정론 vs 폐지' 확산…"단통법 조기 보완돼야"

[편집자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 1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개정논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단말기유통법이 이달 초 본격 시행에 돌입하면서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사가 요금인하 없이 단말기 지원금만 대폭 줄이면서 소비자 편익이 되레 후퇴했다는 비난 여론이 크게 고조돼왔기 때문이다. 정부의 압박 속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들이 지난 주 일제히 가계통신비 인하방안과 단말기출고가 인하 등에 나섰지만 한번 돌아선 여론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 단체들은 단통법 시행초기 혼란을 '정부의 잘못된 첫단추'라고 지적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가격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이 사업자들은 물론 소비자들로부터도 외면받는 법률 시행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달라진 시장 패러다임에 맞춰 통신 시장 규제 정책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위약금 없앱니다. 가입비 전면 폐지합니다. 일부 모델 출고가 인하합니다."

지난 주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가계통신비 인하 대책과 함께 최신형 스마트폰에 대한 지원금을 확대했다. 이달 초부터 단통법이 시행되자 마자 유통상인들과 소비자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았던 것. 단통법 시행으로 사업자들이 지원금 규모를 대폭 줄이면서 벌어진 일이다.

소비자들은 "통신요금과 단말기 가격 인하없이 되레 보조금만 줄였다"고 아우성이고, 유통상인들은 줄어든 발길로 생계 걱정을 해야 했다. 이통사들의 후속대책에도 소비자와 유통상인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법 시행 효과' 보다는 애플 아이폰6 출시 여파가 컸고, 법은 여전히 완전 경쟁을 막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단통법' 만들자마자 정부 인위적 개입?

'보조금'을 통제함으로써 자발적인 '출고가 요금인하'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단통법 취지는 정부 스스로 무너뜨렸다. 27일 마친 국정감사장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돱정책적으로 실패해놓고 민간 기업들을 불러 '특단의 조치' 운운하는 것은 관치경영돲이라고 따졌다.

정부는 여전히 '단통법 효과가 기사회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실제 단통법 효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와 중고폰 이용자, 기기변경 가입자도 동등한 지원금을 받게 되면서 과거 고가 요금제로 쏠렸던 소비자들이 자신의 소득, 소비패턴에 맞게 중저가 요금제, 중고폰 재활용, 기기변경 등을 선택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단통법 시행 2주차 변화를 9월과 비교하면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는 31%에서 46.7% 늘고, 중고폰 이용 개통 건수도 2916건에서 5499건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휴대전화 유통시장의 침체다. 그리고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이전 고객들이 '역차별'을 호소하는 등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이통사들의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이 나오면서 일각에서 제기됐던 '단통법 폐지론'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모양새지만, 업계와 시민단체에서는 단통법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이 그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통신시장 규제철학도 근본적으로 쇄신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 단통법, 보완대책 향배는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단통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보다 심도 있는 검토가 이뤄져야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보조금 상한선제 폐지와 분리공시 등을 골자로 한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정의당도 휴대폰 가격차별 금지, 분리공시제 등 조항을 추가한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개정안의 핵심으로 내세운 '보조금 분리 공시'는 단통법 혼란과는 크게 상관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단말기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단말기 제조사의 판매 장려금은 신제품이냐 구형 제품이냐의 여부와 시장 경쟁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며 "보조금이 통합고시된다고 해서 풀어야할 판매 장려금을 일부러 줄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국내 이동통신사에 제공하는 보조금이 공개될 경우, 이보다 적게 보조금을 받고 있는 다른 나라 사업자의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에 자칫 단말기 장려금 규모가 더 축소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보조금 상한선 제도 폐지는 공감대를 얻고 있다. 어차피 단말기 지원금 내역이 전면 공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조금 상한선 제도가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야 될 혜택을 막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은 초기부터 나왔다.

문병호 의원은 이 날 국감에서 "단순히 단통법을 개정하는 노력 뿐 아니라 통신 요금인가제 폐지,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알뜰폰 시장 활성화 등 전반적인 제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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