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2016년 예산안]자살예방 홍보예산 감액…선진국 대비 턱없이 부족한 자살예방예산

정부가 내년 자살예방사업 예산을 삭감한다. 지금까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자살예방사업 예산을 배정했던 정부가 그나마도 축소한 것.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예산 배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내년 자살예방사업 예산총액은 85억2600만원으로 올해(89억4000만원)보다 약 4억원 줄어든다. 보건복지부의 자살예방사업은 일반자살예방사업과 지역자살예방사업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내년 일반자살예방사업 예산을 63억원에서 59억원으로 줄인다.
정부는 올해까지 조금씩 자살예방사업 예산을 증액해왔다. 지난 2011년 14억3500만원에 불과했던 자살예방사업 예산은 2012년 22억8000만원으로 증액된 데 이어 2013년 47억8000만원, 2014년 75억4000만원까지 올랐다. 내년에 사실상 처음으로 감액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OECD가 최근 발표한 '건강통계 2015'(Health Data 2015)에 따르면 한국의 2013년 기준 자살률(10만명당 자살로 인한 사망자)은 29.1명이다.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OECD 평균은 12명이다. 실제로 2013년 국내에서 1만4427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자살예방사업 예산은 참담한 수준이다. 최근 몇년간 예산이 꾸준히 증액됐지만 여전히 100억원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일본만 하더라도 연간 3000억원대의 자살예방사업 예산을 배정한다. '자살률 1위' 오명을 벗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자살예방 및 지역정신보건사업 전체적으로는 예산이 2억원 가량 증액됐지만, 세부항목인 자살예방사업은 4억원 감액됐다"며 "자살예방 홍보비가 감액되면서 전체 자살예방사업 예산도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부처 예산배정은 기획재정부가 담당한다.
보건복지부의 내년 예산 중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예산도 올해보다 160억원 줄어든 1315억원으로 책정됐다. 금연홍보 예산이 25억원 줄었고, 학교흡연예방사업도 111억원 감액됐다. 금연치료지원사업 역시 47억원 줄어드는 등 대부분의 금연지원 예산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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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현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은 "금연지원서비스와 관련해 초기 인프라 구축비용을 더 이상 추가 편성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예산이 줄어든 것"며 "1315억원 정도의 예산으로도 금연지원서비스는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의 내년 예산은 올해(53조5000억원) 대비 2조1000억원(3.9%) 증가한 55조6000억원이다. 국토교통부(주거급여)와 교육부(교육급여)로 이관된 1조2426억원의 예산을 포함할 경우 보건복지부의 내년 예산은 6.4% 늘어난다. 이는 정부 총지출 증가율(3%)의 두 배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