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건설 계속하면 국가적 재앙"

"신도시건설 계속하면 국가적 재앙"

강종구, 권화순 기자
2007.06.20 07:02

[창간특집]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인터뷰-②부동산편

[편집자주] 【편집자주】창간 6주년을 핑계로 머니투데이가 박승(朴昇·71) 전(前) 한국은행 총재를 만났다. 여기저기서 위기라고 하는 지금, 그는 여전히 한국경제의 장밋빛 미래를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국내 최고의 경제발전론 전문가이자 6공화국에서 대통령경제수석과 건설부장관,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중앙은행 총재를 지내며 현실경제의 중심에 서 있던 사람. 박 총재는 `행복한` 선진 한국을 위해서는 경제의 선진화 못지 않게 교육과 통일문제,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신의 선진화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신도시 건설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다. 매년 분당만한 신도시 짓겠다는데, 이런 상태로 50년 100년 간다고 생각하면 몸서리쳐진다. 대규모 재개발을 통해 강북의 강남화로 해결해야 한다"

-6공화국에서 건설부 장관을 하셨고, 당시 일산과 분당 신도시를 만드셨다. 최근 최대 경제현안중 하나도 부동산 문제다. 정부는 부동산 안정을 위해 계속해서 신도시를 짓고 있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성공했나. 그리고 올바른 부동산정책은 무엇인가.

▶일단 단기적으로는 성공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신도시 건설을 통한 공급확대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잘못된 처방이다. 내가 5대 신도시 할 때와 다르다. 그때는 서울 주택보급률 50%로 절대 부족 상태였지만 지금은 106%다. 양적 부족시대는 지났고 질의 부족시대가 왔다.

1989년의 신도시 건설 때도 집값 안정 약발이 5~6년 밖에 못갔다. 교육과 소득 때문에 지방 인구가 계속 서울로 들어오고, 지방에 있는 사람도 자녀 때문에 서울에 집을 마련하는 가수요 때문에 공급증대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신도시 건설로 1년에 15조원의 보상비가 나가고, 이것이 마치 새떼처럼 주변으로 확산해서 부동산투기를 유발한다.

경기지사도 매년 분당만한 신도시 짓겠다고 하든데, 매년 하나씩 지어서 50년 뒤 50개 신도시 지으면 한국은 어떻게 되나 지금도 평택, 강화도, 춘천, 교화, 파주까지 사실상 도시로 연결돼 있어서 우리나라 인구 절반이 수도권에 산다. 이런 상태로 50년, 100년 간다고 생각하면 몸서리 처진다. 사회공공서비스 부족이 선진화 최대 걸림돌이라고 했는데, 교육 환경, 의료, 교통 이런 사회공공재의 절대적인 부족과 악화문제를 유발할 것이다. 국가적인 재앙이다.

-정부는 강남에 주택수요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신도시를 계속 짓는 것 같다. 신도시로 해결이 안된다면 서울의 주택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현재 서울 주변의 신도시 건설해도 강남 대체 불가능하고 강북의 공동화만 촉진하는 문제에 부딪힌다. 따라서 첫째 신도시 건설 중단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통해서 지방 가수요를 차단해야 한다. 둘째, 서울의 주택문제는 양질의 주택공급과 함께 차도 안들어가는 열악한 주택 제거를 같이 해야 한다. 신도시 건설해서 강북 공동화 시키면 빈곤화 된다. 열악한 주거지역의 대규모 재개발을 통해 강북의 강남화로 해결해야 한다. 강북의 열악한 재개발은 슬럼화를 촉진하므로 옳지 않다.

"종부세 도입은 노무현 정부가 잘했다. 땅부자에 대한 응징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다만 현재 종부세는 변칙이다. 재산세율을 높이는 것으로 전국민에게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

-정부의 부동산 정책중 하나는 종합부동산세와 같은 보유세 강화를 통한 수요억제 정책입니다. 그러나 세 부담이 과도하고 땅부자들에 대한 보복이라는 반발도 강합니다. 보유세 강화를 통한 부동산 수요 억제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나는 1970년대부터 여러 신문지상에 부동산 보유과세의 강화를 주장해 왔다. 특히 재산세 세율의 선진국 수준 인상을 30년전부터 주장했다. 과거 정부에서도 여러 번 시도 했지만 기득권세력 저항으로 실패했다.

이번 종부세를 강남에 대한 보복, 땅부자들에 대한 응징 등 일부에서 많이 이야기하는데, 아주 잘못된 인식이다. 보유과세의 강화는 국가자원배분의 합리화 통해 장기국가사회발전의 기틀이 되기 때문에 필요하다.

가령 정부가 금을 무제한 공짜로 준다 하면, 자갈 대신에 금으로 도로공사를 할 것이다. 수돗물을 공짜로 준다고 하면 수돗물로 논밭에 물을 댈 것이다. 값이 싸면 낭비가 수반된다. 국가 자원이 왜곡 분배된다.

토지나 주거는 희소자원이다. 더구나 한국처럼 인구가 많고 땅 좁은 국가는 귀하게 쓸 자원인데 보유비중이 낮으면 불필요하게 넓은 땅과 집을 차지하고 다른 사람은 땅과 집이 없게 된다. 국민 편익수단이 돼야 할 토지와 주택이 투기와 빈부 격차의 대상이 된다. 국가 자원이 부동산으로 가니 금융자원이 축소되고 산업투자 못해서 장기적으로 국가발전에 문제가 된다.

미국은 국민재산의 70%가 금융자산이고 30%가 부동산인데, 한국은 그 반대다. 우리가 선진국이 되려면 이걸 뒤바뀌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부동산 보유과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 땅과 주택을 여러 사람이 나눠 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종합부동산세 도입은 한정된 자원의 분배를 효율적으로 한다는 면에서 잘한 일이군요. 그런데 문제나 부작용은 없을까요?

▶종부세는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역대 정권이 하려도 못한 것을 노무현 정부가 잘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다만 현재 종부세는 사실은 변칙이다. 재산세 세율을 높이는 것으로 모든 국민에게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저항 때문에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봐서 정부서 1% 부유층에만 적용하기로 했는데 실현성으로 봐서 어쩔 수 없긴 하나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종부세 무겁게 부담했어도 재산세와 종부세 합한 총 보유세율이 현재 공시지가 기준으로 6억원 집을 가진 사람은 0.3%, 10억원이면 0.6%다. 선진국의 1~2%에 미치지 못한다. 세금을 갑자기 올리는 것에 대한 충격과 불만은 이해되나 큰 흐름으로는 부유층에서 이해를 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국민된 도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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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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