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 100만원 벌어 600원 주는 셈"

"대북지원, 100만원 벌어 600원 주는 셈"

강종구, 권화순 기자
2007.06.20 07:04

[창간특집]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인터뷰-④남북문제편

[편집자주] 【편집자주】창간 6주년을 핑계로 머니투데이가 박승(朴昇·71) 전(前) 한국은행 총재를 만났다. 여기저기서 위기라고 하는 지금, 그는 여전히 한국경제의 장밋빛 미래를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국내 최고의 경제발전론 전문가이자 6공화국에서 대통령경제수석과 건설부장관,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중앙은행 총재를 지내며 현실경제의 중심에 서 있던 사람. 박 총재는 `행복한` 선진 한국을 위해서는 경제의 선진화 못지 않게 교육과 통일문제,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신의 선진화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통일후 북한주민 셋중 하나 남하하면 재앙이다. 북한 방방곡곡에 개성공단식 투자해서 거기서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남한 한계기업에도 좋은 기회주는 윈-윈협력이다"

-북핵문제가 해결조짐을 보이면서 남북관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과거 통일이 되면 우리나라 성장잠재력이 크게 높아진다는 말씀도 하셨다. 반면 통일비용이나 통일 이후에 에 대한 우려도 높다.

▶근래와서 통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통일을 꼭 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세대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당대만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으나 우리에게는 긴 미래가 있기 때문에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 통일은 상당한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우리가 그것을 이뤄야 한다는 민족적 소명의식을 꼭 가져야 한다.

북한을 꼭 지원해야 하느냐고 하는데 지금 북한 인구가 2200만 명이다. 한국은행 추계에 의하면 지금 당장 통일 될 경우 약 700만 명, 북한 인구 세 사람 중 한명이 남쪽으로 내려온다고 한다. 이렇게 된다면 남북 양쪽에 큰 재앙이다. 북한 인력은 시장경제 적응 능력도 없고 기술도 없기 때문에 남쪽으로 와서 적응하기 어렵다.

과거 공산권가운데 독일은 최고 선진 산업이었다. 화학 철강 모두 그랬다. 그런데 통일이 돼서 동독이 시장경제에 노출 되고 보니 생존 가능한 산업이 없었다. 폐쇄된 체제에서는 괜찮았는데 원가 따지고 경쟁력 따지니 다 쓰러졌다.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몽골 등 다른 공산권도 다 그랬다.

북한은 더 할 것이다. 그러니까 700만이 내려온다는 것이다. 이런 재앙을 방지하려면 북한의 방방곡곡에 개성공단과 같은 시설을 우리가 가서 투자를 해서 통일 되더라도 북한 동포가 거기서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남한의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된다.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모두 중국으로 가고 있는데, 이것들은 북한의 꼭 필요한 산업이 된다. 중국은 이미 임금이 많이 올라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북한 임금은 중국의 절반도 안 된다. 북한 산업시장이 개방만 된다면 남한의 현재 한계기업 들에게 매우 좋은 기회가 되고 북한 저임금 노동력과 결합하면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남북한 윈윈협력이 될 것이다.

"대북 지원규모는 한달 100만원 버는 형이 동생에게 600원 주는 것이다. 퍼준다는 건 과장이다. 가정평화를 위한 최소한의 보험이다"

-북한에 대해 왜 퍼주기만 하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형제가 있는데, 형은 잘 살고 동생은 못살고 아주 난폭하고 술만 마시면 칼을 가지고 와서 형에게 대들고 하는 형제가 있다고 가정하자. 형과 동생 관계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준 것만큼 너도 달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최소한의 먹을 것을 주고 끌어 안을 것인가. 집안 평화 위해 끌어 안아야 한다.

현재 북한에 주고 있는 지원 규모는 민간과 정부. 무상원조와 유상원조 합해서 금강산 관광 대가를 제외하고 5억불(한화로 약 4800억원) 정도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 9000억불의 0.06%다. 한달 백만원 소득을 가진 형이 동생에게 600원 주는 것이다. 이것을 퍼준다고 하는 것은 과장이다.

북한이 우리를 잘 살게 해줄 수는 없지만 못살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 가령 예를 들어 휴전선에서 작은 도발이 있거나, 핵실험만 해도 국내 주가가 출렁이고 국가신용등급이 안올라간다. 현재의 대북 지원은 가정평화를 위한 최소한의 보험이고 지원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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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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