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현대카드, 휴면카드·중복채무자 대상 상시조정…사전 안내 철저해야
#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백화점에서 부인에게 옷을 사줄때 망신을 당할 뻔 했다. 무심코 꺼내들었던 카드가 한도초과라며 결제가 거부됐기 때문이다. 또다른 카드 한장도 마찬가지였다. 부인이 대신 결제를 해줘서 그 상황은 모면했지만 이씨는 모처럼 기분을 내려다 망신을 당했다. 이씨가 꺼내든 카드는 몇달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카드였다.
카드사들이 거래 실적이 미미한 회원들의 신용카드 사용한도 축소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로 이곳들은 카드 한도에 고객들의 소득 등을 따지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명분은 신용카드 관련 사고가 증가하고 있어 이로 인한 피해를 예방한다는 것이다.
우선 KB국민카드는 평균 사용실적이 미미한(한도소진율을 밑도는) 회원과 중복 채무자들을 대상으로 이용한도를 상시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휴면카드' 등 미사용 카드가 대상 1호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규카드 10장 중 5~6장이 미사용카드로 전락한다. 신규 카드를 발급할 수록 미사용 카드가 늘어나는 셈이다.
사용은 하지만 한도 소진율이 낮은 경우도 대상이다. 통신비 등 매월 소액 자동결제만 하는 카드라면 이용한도가 클 이유가 없다.
연체 및 중복 채무자 등 리스크가 커진 회원도 이용한도 축소 대상이다. KB국민카드는 연체자는 물론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현금대출 부채가 있는 중복 채무자들의 신용한도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연체도 없고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우량 고객이라도 기존 한도가 너무 많을 경우 역시 조정 대상이다. KB국민카드는 최근 몇몇 고객들에게 이용한도를 축소한다는 e메일을 발송했다. 이용한도 축소 이유는 '신용카드 관련 사고가 증가하고 있어 이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자 평소 카드사용금액 대비 현재 이용한도가 여유 있는 회원을 대상으로 이용한도를 일부 조정하겠다'는 것.
현대카드 역시 지난 1분기부터 한도 축소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경우, 신용도가 떨어진 경우에는 돌려막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런 회원들을 이전보다 더 자주 검색해 한도를 줄이고 있다는 설명을 내놨다.
카드사는 고객에게 부여한 한도만큼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미사용 카드가 많거나 한도소진율이 낮을 경우 그만큼 효율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미국의 경우 소진율은 약 80%에 달하며 이를 넘으면 한도를 재조정해주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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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 카드사들의 한도 소진율은 20%도 채 되지 않는다. 카드사들은 월평균 50만원 사용하는 회원들에게 500만원 이상의 신용한도를 주고 있는 셈이다.
금융계에서는 카드 한도를 줄이더라도 고객들과의 협의나 충분한 사전 안내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연말쯤 '신용카드 시장개선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종합대책안에는 카드사가 고객의 소득·자산·부채 등 재무 상황을 보고 신용카드 발급 여부를 판단해야 하며, 소득 수준 등에 따라 이용한도를 차별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는 자동 해지되는 방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