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킹 '어나니머스'는? 익명의 핵티비즘 집단

北 해킹 '어나니머스'는? 익명의 핵티비즘 집단

이하늘 기자
2013.04.05 10:32

2003년 설립, 정치적 목적 익명 해커 수천명 결사체

지난 4일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공격, 가입회원 9001명 계정과 비밀번호를 공개한 익명의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에 대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어나니머스의 트위터 한국계정(@YourAnonNewsKR)은 이미 팔로워가 1만5000명에 달한다. 페이스북 한국계정(https://www.facebook.com/YourAnonNewsKR) 역시 1300여 회의 '좋아요'를 받았다.

↑글로벌 익명 해커집단 '어나니머스'의 페이스북 한국계정.
↑글로벌 익명 해커집단 '어나니머스'의 페이스북 한국계정.

하지만 어나니머스의 뜻이 '익명'인 것처럼 이 조직은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다. 이 조직을 이끄는 리더는 물론 조직원 역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우리는 군단이다(We are Legion) 우리는 용서하지 않는다(We do not forgive) 우리는 잊지 않는다(We do not forget) '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인터넷 검열 반대와 표현의 자유, 그리고 정의를 주장하며 디도스 등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다.

2003년 처음 결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 조직은 같은 뜻을 가진 익명의 해커들이 합류해 전세계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특별한 리더 없이 조직원들 가운데 뜻이 맞는 인력들이 함께 사이버 공격을 단행한다. 실제로 어나니머스는 한국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누구나 (어나니머스를) 리드할 수 있지만, 아무도 리더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로 정치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사이버 공격을 단행한다. 수년전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핵티비즘의 원조 격이다. 핵티비즘은 해커(hacker)와 행동주의(activism)의 합성어로 정치사회적 반대세력에 사이버 공격을 진행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이들은 표현의 자유, 인터넷 검열 반대 등에 주력한다.

전체주의 정부를 전복시켜 혁명을 이루려고 하는 미스터리한 무정부주의자의 이야기를 담은 카툰 '브이 포 벤데타'에서 주인공이 이용한 가면을 상징으로 이용하는 것도 이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말 주요국가 및 인터폴의 비밀외교문건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킨 위키리스크를 옹호하며 유명세를 탔다. 어나니머스는 위키리크스 기부금 후원을 막은 마스터카드와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을 공격, 정보를 탈취했다. 영국 법원에서 줄리언 어산지 위키리크스 설립자의 보석 신청이 기각되자 해킹 공격을 시도하기도 했다.

멕시코의 한 갱단이 납치행위를 했을 때도 어나니머스는 피랍자 가운데 어나니머스 회원이 있다며 당장 이들을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이를 어길 경우 이 갱단의 명단은 물론 이들과 결탁한 경찰 등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엄포했다. 이에 갱단은 해당 피랍자를 모두 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이란 정부, 미국 법무부 등 주요 기관에 공격을 퍼부으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11년에는 일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를 공격해 7000만명에 달하는 고객 정보를 유출했다.

특히 이들은 △인터넷은 정보공유와 표현, 그리고 지식의 자유가 필요하다 △부패한 정부는 우리를 통제할 권리가 없다 △우리는 검열을 반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미국 법무부 공격 역시 미국 정부가 파일공유 사이트 '메가 업로드'를 폐쇄하자 인터넷 공유를 옹호하기 위해 이뤄졌다.

어나니머스는 지난 2일 "북한은 핵무기 개발과 핵을 통한 위협을 멈추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퇴진하라"고 요구한 뒤 "이러한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사이버 전쟁 또한 불사하겠다"고 사이버 전쟁 선전 포고를 했다. 이후 실제 공격을 진행해 향후 그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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