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고등학교 74%
티셔츠·후드집업등 혼용
생활복 2벌 받고 싶어도
현물지원에 선택권 제한
이재명 대통령의 '등골브레이커' 지적으로 교복가격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 중·고등학교 4곳 중 3곳은 '교복'과 '생활복'을 혼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에 생활복을 입는 학생이 늘어나면서 정장형 교복을 꼭 구매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22일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8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시내 712개 중·고등학교의 74.4%가 정장형 교복과 생활복을 혼용하고 있다. 생활복만 착용하는 학교는 14.5%, 정장형 교복만 유지하는 학교는 6.9%였다. 혼용의 경우 꼭 둘 다 구매해야 하는지 여부는 앞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생활복은 학교 로고가 부착된 티셔츠, 후드집업, 바지 또는 스커트 등으로 구성된다. 생활복 역시 일정한 색상과 규격에 맞춰 지정업체에서 구매해야 하지만 교복보다 실용성과 관리편의성이 높아 다수의 학생이 3년 내내 생활복만 입고 학교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복을 도입한 학교에서도 교복이 유지되는 이유로는 '학생신분 표시'와 '소속감 고취' 등이 꼽힌다. 서울시교육청이 2018년 진행한 '편안한 교복' 공론화 과정에서도 '기존 교복개선+생활복' 방식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76.2%에 달한 반면 '생활복만' 선택한 응답은 3.3%에 그쳤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의복문화가 빠르게 캐주얼화되자 정장형 교복이 필요한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커졌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이러한 점을 의식해 지난 19일 SNS(소셜미디어)에 "이번 기회에 정장형 교복이 꼭 필요한지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교육부는 20일 관계부처와 함께 '교복제도 관련 부처별 대응방안' 합동회의를 열어 17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학교별 교복비를 전수조사키로 했다.
일부 시도교육청도 학생의 의견을 반영한 교복규정 개선과 지원방식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대구광역시·전라남도·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등은 교복을 현물형태로 지급한다. 교복을 물려 입거나 중고로 구매하려는 경우엔 별도의 현금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
구매 세부구성 역시 학교가 정한 기준에 따라 운영된다. 학생이 정장형 교복 한 벌 대신 생활복을 여러 벌 선택하고 싶어도 학교가 결정한 무상제공 품목에 맞춰야 한다. 경기도교육청은 1인당 40만원 한도로 교복을 현물지급하는데 생활복 수요가 높아지면서 지난해말 기준 90% 이상 학교가 정장형 교복과 함께 생활복이나 체육복을 무상제공 품목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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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형 교복의 필요성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과거 교복은 외형상 드러나는 경제적 격차를 완화하는 장치로 기능했지만 현실에서는 패딩이나 액세서리 등 다른 소비영역에서 이미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교복유지 여부 등은 각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가 결정하는 사안으로 실제 여론수렴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균석 부천일신중학교 교사는 "생활복보다 교복이 훨씬 비싸 교내에서 정장형 교복을 없애려는 논의가 있었으나 반대의견이 나오면서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 교사는 "학교에 따라 생활복도 색상과 모양이 비슷하면 지정구매처가 아니라도 허용하는 곳이 있다"며 "교복이든, 생활복이든 학교 구성원들이 토론과 합의를 통해 규칙을 정하고 이를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