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진우 당근페이 대표

"당근온도 80도. 누군가에게는 그저 중고거래를 많이, 잘 한 사람이겠지만 당근페이에게는 동네에서 탄탄한 신뢰를 쌓아온 분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신뢰를 또 하나의 '신용 척도'로 보고 이용자들에게 금융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다면 그것이 당근페이가 지향하는 포용금융으로 가는 길 아닐까요."
이진우 당근페이 대표가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간편결제를 넘어선 '하이퍼로컬 금융 생태계'라는 청사진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중고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회사 당근마켓이 10년간 쌓아온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당근만의 신용 척도를 제시하고, 단순 송금 서비스를 넘어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물겠다는 비전이다. 지난해 5월 대표 취임 이후 첫 언론 인터뷰에 나선 이 대표는 "일상 속에 당근페이가 더 침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당근페이가 그리는 중장기적 비전은 '동네 안의 연결과 신뢰'라는 당근만의 가치를 이용한 금융 서비스 고도화다. 당근은 사람의 체온인 36.5도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쌓이면 99도까지 올라가는 '온도'로 이용자의 신뢰와 매너를 측정한다. 이같은 데이터 자산을 금융 서비스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현재 대출같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때 척도가 되는 신용점수는 차주의 직업이나 자산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며 "당근페이는 당근 온도와 같은 정보를 기반으로 기존과 다른 신용 척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근페이가 분석한 신뢰 지표를 은행이나 캐피탈사 등에 제공하는 제휴를 맺을 수 있다"며 "동네 사용자나 사장님들이 이를 통해 금융권 대출 심사 시 더 높은 한도나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는 참고 자료로 당근 데이터가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당근페이는 당근 이용자 데이터와 신뢰도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이같은 밑그림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미국 핀테크 기업 소파이(SOFI)는 금융이력이 부족해 대출을 받기 힘든 고학력·대학생을 대상으로 자체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만들어 투자자와 연결시켰다. 이들은 신용 평가에서 금융·비금융 정보를 모두 활용한다.
그동안 당근페이의 존재감을 키워온 송금 서비스도 온·오프라인 경계를 넘어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 대표 취임 후 안심결제 서비스에 카드 결제 기능을 추가하고 동네 매장에서 당근 앱으로 결제 가능한 현장결제를 속도감 있게 도입했다. 그 결과 2024년 대비 2025년 자체 결제액과 결제건수 모두 30배 이상 급증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현장 결제는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월 평균 30%씩 성장 중이다.
당근페이는 상반기 내 '쿠폰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현재 동네 오프라인 매장에서 활용하는 비즈프로필 쿠폰은 이용자가 다운받아 쓰는 구조라 당근에선 실제 결제로 이어졌는지 측정하기 어려웠다. 당근페이는 앱 내에서 메뉴를 선택하고 쿠폰을 적용해 결제까지 한 번에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구축, 오프라인 상권과 온라인 결제망을 매끄럽게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매장에서는 단골을 관리하고 고객 획득 비용을 낮추는 툴이 되고, 이용자에게는 동네에서 가장 유용하게 소비하며 포인트를 쌓는 리텐션(재방문) 생태계가 완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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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거래를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당근페이는 부동산 직거래용 안심 송금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중고차 직거래와 금(金) 거래 등 고액 결제 서비스를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이 대표는 "글로벌 진출이나 스테이블 코인 등도 잠재력이 크겠지만 당장은 당근에서 활발히 일어나는 거래를 더 안전하게 고도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금융 상품을 찾아가는 작업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