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호관세 위법 판결] EU, '15%+일부 무관세' 기존 합의 상기시켜

상호 관세가 위법하다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자 유럽연합(EU)이 불확실성을 경계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2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대법원 판결 이후 미국이 취할 조치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요구한다"며 "현 상황은 양측이 지난해 8월 합의한 대로 '공정하고 균형 있으며 상호이익이 되는' 협정을 실현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의 제동에도 다른 법적 근거를 토대로 전세계 국가에 15%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데 반발한 것이다. 집행위는 "EU의 이익이 항상 온전히 보호되도록 할 것"이라며 "공정한 대우, 예측 가능성, 법적 확실성을 보장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8월 미국과 EU가 맺은 무역합의를 깨지 말라고 촉구했다. 미국은 대부분의 EU 제품에 기존 30%보다 낮은 15% 관세율을 적용하고 항공기와 부품 등 일부 품목에 무관세를 허용했다. 그대신 EU는 미국에 약 6000억달러(약 865조원) 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이에 대해 집행위는 "합의는 합의"라면서 "미국이 공동성명에 명시한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겠다"고 했다. 이어 "EU 제품은 계속해서 가장 경쟁력 있는 대우를 받아야 하고 이전에 합의된 명확하고 포괄적인 상한선을 넘어서는 관세 인상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집행위는 "관세가 예측 불가능하게 적용되면 본질적으로 혼란을 야기해 글로벌 시장 신뢰와 안정성을 저해하고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며 "EU의 최우선 과제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대서양 무역 환경을 유지하면서 규칙에 기반한 글로벌 무역 기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U 입법기구인 유럽의회는 미-EU 무역협정 표결을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미국 관세 정책은 그야말로 혼란 그 자체"라며 "이제 아무도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없고 EU를 비롯한 무역 상대국은 의문점, 불확실성만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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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관세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미국과 상대국의 미래를 명확하게 알 수 있어야 한다"며 "운전을 하기 전 도로교통법을 알아야 하듯 무역, 투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상황이 명확해지고 충분히 검토돼 더이상의 분쟁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제안하는 내용은 모두 헌법과 법률에 부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무역협정 이후 균형이 다시 흔들리면 사업에 분명히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미국 수입업체와 소비자도 부담을 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럽 국가 수장들도 관세 불확실성을 경계한 바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독일 방송사들과 인터뷰에서 "유럽과 미국 경제에 가장 큰 독은 관세에 대한 끊임 없는 불확실성"이라며 "이 같은 불확실성은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