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조 순감.."하반기에도 환매추세 이어질 것"
채권형펀드가 9개월만에 순유출로 돌아섰다. '중위험·중수익' 투자기조 속에 인기를 끌어왔지만 미국의 출구전략이 가시화되며 채권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자 차익실현성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채권형펀드에서 2조2131억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1조8644억원이 유출돼 자금 순감이 두드러졌다. 채권형펀드의 순유출세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채권형펀드가 지난달 순유출로 전환된 것은 미국의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심리가 증폭되며 금리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출구전략 시사 발언 이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6%를 돌파하는 등 채권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채권형펀드 수익률도 약세를 보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국내 및 해외 채권형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각 -0.68%, -2.06%에 그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년 수익률이 3~5%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차이난다.
개별 공모펀드 중에서는 교보악사자산운용의 'Tomorrow장기우량K- 1(채권)ClassA'에서 지난 한 달 동안 가장 많은 2948억원이 빠져나갔다. 이 펀드는 같은 기간 동안 -1.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금 순유출 상위에 이름을 올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법인용 1[채권](종류C-i)'(-299억원), 동양자산운용의 'High Plus자 1(채권)A'(-164억원), 흥국자산운용의 '멀티플레이자 4[채권]C'(-151억원) 등도 모두 1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김후정 동양증권 펀드연구원은 "국내 채권형펀드에서는 특히 기관들이 대거 자금을 뺀 것으로 보이고 지난 1년 동안 수익을 얻었던 투자자들도 환매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며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 이후 글로벌 채권펀드 환매가 급격하게 증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채권형펀드에서의 자금이탈 추세는 이달들어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9일까지 채권형펀드는 736억원 순증을 기록했다. 전날 버냉키 의장이 "당분간 경기부양 기조를 유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 역시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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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은 채권형펀드의 인기가 앞으로도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펀드연구원은 "채권가격이 급락하면서 자금이탈 규모가 커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양적완화가 축소되는 단계에서는 자금유출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출구전략을 추진하겠다는 미국의 의도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환매추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일본 등에 투자하는 선진국 주식형펀드를 대안으로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