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입주권 싸다고 덜컥 샀다가…"

"재개발 입주권 싸다고 덜컥 샀다가…"

민동훈 기자
2013.07.18 06:41

저렴한 조합원 입주권 풀려 일반분양 흥행 참패…추가부담금 증액 가능성 등 리스크 감안해야

 #몇 년 전 재개발 조합원 입주권을 매입해 최근 신축아파트에 입주한 대기업 부장 김모씨는 조합으로부터 통보된 추가부담금 내역서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아파트가 미분양되면서 조합이 할인분양에 나선 탓에 추가부담금이 5000만원 가까이 늘었기 때문이다.

 일반분양가에 비해 저렴하게 입주하긴 했지만 세금과 추가부담금 등을 내고 나니 같은 단지 미분양아파트를 사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갔다.

 최근 서울 도심에서 공급되는 재개발·재건축아파트들이 분양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조합원 입주권까지 등장, 분양시장이 교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일반분양분을 받는 데 비해 로열층 확보가 가능하고 일반분양가에 비해 월등히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분양 수요가 분산되고 있는 것.

 하지만 일시에 목돈이 필요한데다 '4·1부동산대책'에 따른 각종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고 추가부담금이 증가할 우려마저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분양 예정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1구역 84㎡형(이하 전용면적)의 조합원 입주권 시세는 최근 5억5000만원선에 형성돼 있다. 일반분양 예상가가 6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에서 최소 5000만원 정도 싸게 매입할 수 있는 셈이다.

 아현동 A공인중개소 대표는 "추가부담금을 내더라도 일반분양에 비해 충분히 가격경쟁력이 있는 만큼 입주권을 찾는 수요가 꾸준하다"며 "일반분양에 비해 동·층·호수 등에서 유리한 만큼 자금여력이 있다면 투자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B공인중개소 대표는 "재건축과 달리 재개발의 경우 추가부담금을 낼 여력이 없는 조합원이 많아 현금청산비율이 높고 입주권으로 내놓는 사례도 많다"며 "서울 서북부 일대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많아 프리미엄이 예전만큼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개발·재건축 신규분양시장은 흥행에 잇따라 실패하고 있다. 올들어 마포와 서대문 일대에서 공급된 재개발·재건축아파트 가운데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단 한곳도 없다.

 이달 들어서도 1547가구가 일반에 공급된 DMC가재울뉴타운의 경우 3순위까지 총 537명건이 접수하는 데 그쳤다. 한 분양대행업체 대표는 "미분양이 쌓인 데다 조합원 입주권 물량이 프리미엄도 없이 매물로 나오면서 분양이 더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통상 조합원 입주권은 일반분양에 비해 초기 자금 부담이 크다. 일반분양의 경우 중도금을 몇 차례 나눠 내면 되기 때문에 초기 자금이 많지 않고 대출도 된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만 조합원 입주권 매입시엔 추가부담금을 제외하고 대부분 목돈이 들어가는 구조다.

 게다가 입주 후 예상치 못한 추가분담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 미분양이 발생해 할인분양에 나설 경우 이에 따른 사업비 증가는 조합원의 추가부담금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미분양에 따른 할인분양, 금융혜택 등을 감안하면 자칫 싼값에 입주권을 매입했더라도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며 "입주권은 주택거래로 인정받지 못해 양도소득세 감면혜택도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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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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