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분양가에 과잉공급…맥못추는 재개발아파트

高분양가에 과잉공급…맥못추는 재개발아파트

민동훈 기자
2013.07.09 06:24

서울시내 주요 재개발 신축단지 대거 미분양…조합원 추가부담금 문제 가격인하 한계

 최근 서울 뉴타운·재개발 신축아파트들이 분양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과거 부동산 활황 시절 당첨만 돼도 몇 년새 수천만원씩 가격이 오르는 등 대표적인 부의 증식 수단으로 여겨졌으나 시장침체 장기화와 분양가 급등, 과잉공급 등이 겹치며 곳곳에서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는 등 찬밥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가재울뉴타운4구역 재개발아파트의 경우 지난 3~4일 이틀간 진행된 청약 결과 일반분양 1547가구 모집에 537명이 접수하는 데 그쳤다.

 평균 경쟁률은 0.35대1에 불과했으며 3단지 59㎡(이하 전용면적)D 타입만 49가구 모집에 69명이 청약, 1.41대1로 3순위에서 간신히 마감에 성공했다. '4·1부동산대책'에 따른 양도소득세·취득세 감면 수혜를 받을 수 있음에도 이 단지 84㎡A, 84㎡D의 경우 단 1명도 신청하지 않았다.

 지난달 마포구 일대에 위치한 재개발 신축아파트 2개 단지의 분양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특히 85㎡ 초과 중대형의 경우 수요자들의 외면 속에 대거 미분양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미분양 사태의 배경으로 고분양가를 꼽는다.

 시공사측은 당초 조합이 요구한 3.3㎡당 평균 1700만원대 일반분양가를 1550만원대로 낮췄지만 여전히 인근 시세에 비해 3.3㎡당 평균 100만~200만원가량 비쌌다.

 실제로 가재울뉴타운4구역 84㎡C형 평균 분양가는 5억3538만원으로, 인근 가재울아이파크(2008년 입주) 같은 주택형의 평균 매매가(4억8000만원)에 비해 5000만원 이상 비싸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 센터장은 "조합 시행방식으로 진행되다보니 조합원의 이해관계에 따라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층향 등이 일반분양분에 비해 유리한 조합원 물량이 일반 분양가보다 낮은 수준에 급매로 거래되는 점도 부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몇년새 서대문구와 마포구 일대에 재개발·재건축아파트 공급이 이어진 점도 부담이 됐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평가다. 남가좌동 A공인중개소 대표는 "인근 아현뉴타운과 가재울뉴타운 등에서 공급이 지속돼 어지간한 수요는 다 빠졌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음달 분양을 앞둔 왕십리뉴타운1구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총 1702가구 중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600가구를 일반분양할 계획인 왕십리1구역은 시공사와 조합 간의 오랜 줄다리기 끝에 당초 3.3㎡당 평균 1925만원에서 1700만원대로 분양가를 낮췄다.

 하지만 앞서 분양한 왕십리2구역이 2억원 가까이 할인분양에 나섰음에도 여전히 대형 중심으로 미계약 물량이 남아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그렇다고 이들 뉴타운·재개발 신축아파트들이 분양가를 더 낮추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분양가를 내리면 조합원 추가부담금이 올라가는 문제가 생겨서다.

 한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미분양을 막기 위해 재개발 조합과 협의를 통해 분양가를 낮추고 있지만 기존 조합원 추가부담금 등을 감안하면 더이상 인하를 요구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뉴타운·재개발아파트를 분양받아 자산을 불리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며 "조합들이 미분양 대책금 등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시장상황이 풀리지 않으면 무용지물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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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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