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이어 우리·신한 등으로 확대.."주민번호 암호화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
주민등록번호 대신 고객관리번호를 활용하는 방안이 전 은행권으로 확대된다. 국민은행이 올해 고객관리번호를 쓰기 위해 이미 내부 시스템 개편 작업에 돌입했으며, 우리·신한 등 주요 시중은행들도 올해 하반기 중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주민번호 대신 고객관리번호를 적용하는 시기를 올해 4분기로 정하고 내부 시스템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0년 2월 차세대 시스템 오픈 후 고객마다 무작위로 추출한 관리번호를 부여해 사용해 왔지만, 금융거래실명법에 따라 거래신청서 작성 등 일부 업무에서는 주민번호·여권번호·외국인등록번호 등 실명번호를 혼용해 사용 중이었다.
반면 앞으로는 최초 신규 거래 때만 고객의 실명번호를 요구하고, 이후 다른 거래를 신청할 때는 실명번호를 쓰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금융거래실명제에 따라 고객의 실명번호 입력이 필요할 때는 고객이 자신의 주민번호를 창구에 비치된 '핀패드(Pinpad)'에 입력하며, 창구 직원은 모니터에 표시되는 고객관리번호를 이용해 업무를 처리하게 된다. 이 때문에 고객이 스스로 자신의 고객관리번호를 외울 필요도 없다.
국민은행은 이 같은 방식으로 최초 거래 이외의 모든 거래 관련 전산 데이터베이스(DB) 및 서류에서 주민번호를 없앤다. 이렇게 되면 내·외부 해킹에 의한 고객DB나 서류 유출 등의 사고가 발생해도, 실명번호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은행 밖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게 된다.
국민은행 외 다른 시중은행들도 비슷한 대책을 추진 중이다. 대부분 은행들이 개인·법인 고객에 대해 은행 내부에서만 통용되는 고객관리번호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 번호의 활용 폭을 넓히는 작업만 거치면 서비스 시행에는 어려움이 없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고객관리번호 활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신한은행 관계자도 "관련 제도 개편이 이뤄진다면, 서비스 시행에는 기술적 어려움 등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당국도 최근 각 은행에 고객관리번호 사용을 독려하는 지도공문을 보냈다.
이와 함께 은행 내부 DB가 고객관리번호 기반으로 운영되면 금융당국이 각 금융사에 주문한 각 금융사의 주민번호 암호화 작업도 한결 수월해진다. 기존에는 대부분의 거래 내역에 주민번호가 사용되는 탓에 일일이 암호화가 필요했다면, 앞으로는 주민번호가 활용되는 최초 거래 관련 DB만 암호화를 완료하면 추후 거래는 암호화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PICK!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주민번호가 모든 거래에 활용돼 왔기 때문에 전체 DB암호화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야 했지만, 앞으로 고객관리번호를 도입해 주민번호 활용도 자체를 낮추면 금융사로부터 암호화 비용을 대폭 낮추고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해도 2차 피해를 막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