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정책수정 없이는 '막무가내' 구조조정 못 막아"

"교육부 정책수정 없이는 '막무가내' 구조조정 못 막아"

서진욱, 이정혁 기자
2014.04.27 13:56

[구조조정 칼바람에 사라지는 학과들③]일방적 학과 통폐합 막을 대안은 뭔가

[편집자주] 대학가에 학과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대학구조개혁 본격화 등에 대처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대학 측 결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탓에 극심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교육팀은 일방적 학과 구조조정의 실태와 원인을 분석해 보고, 고등교육의 발전적 미래를 위한 대안을 모색해 본다.
지난 18일 강원대학교 사벙대 학생들이 학과 통폐합에 반발해 교내 대학본부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뉴스1= 황준 기자.
지난 18일 강원대학교 사벙대 학생들이 학과 통폐합에 반발해 교내 대학본부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뉴스1= 황준 기자.

"교육부가 정원 감축을 강제하는 구조개혁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는 '막무가내' 식으로 이뤄지는 학과 구조조정을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대학 관계자들은 교육부가 지난 1월 발표한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대폭 수정하지 않는 이상, 일방적인 학과 통폐합 사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의견을 내놨다.

오세곤 예술대학·학회총연합 의장은 "정책이 정교하지 못한 데에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모여서 논의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수토론회 운영위원장인 윤지관 덕성여대 교수는 "고등교육의 전체적인 틀을 개선한다면 이렇게까지 대학들을 압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대학마다 사정과 환경이 다른데 일률적으로 평가하고, 정원을 줄이라고 하니까 문제가 불거진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률 따지려면 국가인력수급 계획부터 세워야

결국 학과 통폐합이 취업률, 재학생충원율 등 지표를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학 구조개혁에 앞서 국가 차원의 인력수급계획을 먼저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오 의장은 "대학에 취업률이라는 잣대를 들이댄 건 대학의 인재 양성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냐"며 "그러면 먼저 어떤 분야에 얼마만큼의 인력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국가인력수급 계획이 먼저 세워지고, 그에 따라 학과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식하게 정원을 줄인 만큼 점수를 주겠다는 건 대학이 알아서 하라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예술계열 학과를 다 없애버리면 나중에 해당 인력은 어떻게 충원할 거냐"고 덧붙였다.

주요 사립대의 한 교수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지방과 서울, 대규모와 소규모 대학, 학과 설치 현황 등을 정밀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여기에 맞춘 구조개혁 방안을 강구하는 게 고등교육 생태계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적·전문적 절차 거쳐야 부작용 줄일 수 있어

학과 통폐합에 앞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제시하는 등 기본적인 절차부터 준수해야 한다는 것도 대학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학과 구조조정은 대학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합의 속에 진행돼야 한다"며 "지금처럼 본부 측 결정으로 일방적으로 이뤄지게 되면 구성원들 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문제를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에 앞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과 만족도 조사, 다각적인 학과 평가, 전문적인 검토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지관 교수는 "학과는 졸속으로 없앴다 살렸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선 대학 내 장기적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적, 전문적 절차를 거쳐야만 대다수 구성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학과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학과 폐지를 통보한 뒤 해당 학과 구성원들이 반발하면 '정원 대폭 감축'이라는 중재안을 제시하는 본부 측 행태도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 의장은 "일단 폐과를 통보한 뒤 반발하면 정원을 대폭 감축하겠다는 식으로 학과 통폐합이 이뤄지고 있다"며 "굉장히 폭력적인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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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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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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