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수정후 의원입법 추진에도 차일피일 지연‥"불확실성 지속땐 시장혼란, 빠른 결정 필요"

정부가 지난 '2·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을 통해 내놨던 임대소득 과세방침이 대폭 후퇴했지만 이마저도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당정이 임대소득 과세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정부법안이 아닌 의원입법 형태로 결정했지만 야당이 부정적 견해를 보여서다.
애당초 정부가 정교하지 못한 정책을 도입해 괜한 분란만 일으켰다는 비판과 함께 무너진 조세원칙에 대해서도 여기저기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여전히 세입자와 주택공급 안정화를 위한 정책보다 부동산 경기활성화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기조로 시장혼란만 가중됐다는 지적이다.
◇7월18일 회부된 '임대소득과세 개정안'…10월 지나야 소위에
1일 국회 등에 따르면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기획재정위원회 심사에 회부돼 있다. 7월18일 회부돼 한달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
주된 내용은 소득세법 제12조 '비과세소득'과 제14조 '과세표준의 계산' 항목을 개정, 연 2000만원 이하인 자의 주택임대소득을 분리과세하고 2016년 12월31일 이전 소득에 대해선 비과세한다는 내용이다.
제64조의2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세액 계산의 특례'도 신설, 400만원의 소득공제와 60%의 필요경비를 인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분리과세가 적용되는 2000만원 이하 임대사업자는 등록의무도 사라진다.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 임대소득 과세 방침은 이번 개정안에서 빠졌다. 당초 정부는 '3·5 보완조치'를 내놓으면서 월세와의 형평성 차원에서 2주택자 전세소득에 대해서도 과세하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시장의 반발에 부딪쳐 철회했다.
당정은 지난 6월 국회에서 처리할 계획이었다가 전세소득에 대한 과세 여부를 두고 이견이 있어 7월 개정안을 입법발의했다. 이후 8월 중 임시국회 통과를 추진하려 했지만 조세소위원회도 구성되지 않은 채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간 상황이다.
나성린 의원실 관계자는 "임대소득과세 개정안은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고 10월 조세소위에서나 상정될 예정"이라며 "야당과의 협의도 필요한 만큼 소위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임대사업자등록제' 도입을 골자로 한 이미경 의원의 '임대주택법' 개정안과 김현미 의원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에는 부동산 임대시장 관련법안 처리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어서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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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관계자는 "임대소득 과세 축소는 공평과세 기준에 어긋날 뿐 아니라 부자와 다주택자를 위한 정책"이라며 "임대소득 과세 여부를 떠나 전·월세등록제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빨리 가려다 '시장혼란'만 가중
결국 정부는 주택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정부입법 대신 절차가 더 간소한 의원입법으로 추진했지만 앞서가기는커녕 되레 돌아가는 모양새가 됐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인근 O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월세 과세 방안이 완화된다더니 얘기만 나오고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시행되는 건지 속시원한 얘기가 없다"며 "임대소득과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시장혼란만 지속되는 만큼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당초 '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으로 내놓은 정책을 의원입법 방식으로 선회하면서 집주인에게만 유리한 대책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각에선 임대소득과세 방침 자체가 사실상 폐지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는 "당정이 임대소득과세 방침을 의원입법 형태로 결정했기 때문에 전세 임대소득 과세는 여당 입장대로 후퇴나 폐지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며 "야당 반대가 이어지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