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내던 1.3조 稅原 '사라지고'…늘어나는 稅는 '미미'

잘 내던 1.3조 稅原 '사라지고'…늘어나는 稅는 '미미'

송학주 기자
2014.07.23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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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악'된 임대소득과세 수정안]<5>세수 얼마나 줄어드나?

정부가 연간 2000만원 이하 주택 임대소득자에 대해 3년간 과세를 유예하면서 내년도 세수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연 2000만원을 넘는 납세 대상은 극히 미미한 데 반해 기존 성실하게 납부하던 자진신고자의 세금만 줄어들게 돼서다.

당정이 합의한 대로 방침이 변경되면 주택수에 상관없이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을 얻는 집주인은 분리과세가 적용되고 3년간 비과세혜택이 주어진다. 결국 내년부터 매달 167만원 이상 월세를 받는 경우와 14억5000만원 이상 전세보증금을 받는 경우에만 세금을 납부하면 된다.

◇연간 2000만원 이상 월세 임대소득자 단 '2%'

23일 주택임대전문 정보회사 렌트라이프가 올들어 5월 말까지 거래된 서울 소재 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단독·다가구)의 전·월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월세 거래(4만5962건) 중 167만원을 넘는 거래는 2%(932건)에 불과했다. 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 876건 △연립·다세대 35건 △단독·다가구 21건 등이었다.

같은 기간 보증금이 14억5000만원을 넘는 전세 거래는 단 62건으로 전체(8만3866건)의 0.07%였다. 물론 주택 보유수에 따라 연 2000만원 넘는 임대소득자가 늘어날 수 있지만 확정일자를 받지 않아 신고되지 않은 순수월세를 포함하면 극히 미미하다는 게 렌트라이프 측의 설명이다.

결국 내년부터 과세 대상자는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매년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인 5월에 임대소득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집주인에게 신고안내서를 보내는데 올해는 35만여명에게 임대소득세 신고안내서를 발송했다.

납세기준인 기준시가 9억원 이상 1주택자와 2주택 이상 다주택자다. 2주택자는 전세인지 월세인지에 따라 과세방법이 달라져 3주택 이상 보유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중 임대소득이 2000만원 미만이라면 3년간 합법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지난해 전·월세 확정일자 자료에 따르면 월세 54만건 중 연 임대소득이 2000만원(월 167만원)이 넘은 경우는 4857건으로 전체의 0.9%에 불과했다. 분리과세가 적용되면 세금이 거의 없는 연간 월세소득 1000만원 이하인 경우가 51만6236건으로 전체의 95%를 차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당정이 합의한 대로 법 개정이 이뤄지면 신고안내서를 받은 임대소득자도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 미만이면 신고하지 않으면 된다"며 "현행 과세체계상 주택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만 따로 떼어놓고 계산할 수 없어 얼마나 줄어드는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약 1조3000억원 세원 사라지고 수천억원 걷을 수 있는데…

게다가 기존에 소득을 자진신고한 성실납세자도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기재부 측의 설명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종합소득 신고자 가운데 주택임대소득을 주요 소득으로 자진신고한 집주인은 8만3000여명으로, 이들의 수입금액은 1조2963억원이었다.

개인별 차이는 있겠지만 1인당 평균 1562만원이다. 즉 자진신고한 집주인 대부분 2000만원이 안돼 당분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결국 늘어나는 세수는 극히 미미한 데 비해 1조원 넘는 세원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유예하지 않고 올해부터 분리과세를 적용했다면 어느 정도의 세수 확보가 가능했을까.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13년 7월~2014년 6월 말) 서울시에 등록된 전·월세 확정일자 자료 중 월세(반전세) 거래는 13만2306건으로 보증금은 7조2086억원, 월세액은 666억6861만원이었다.

월세의 경우 1가구2주택자부터 과세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에 월세 임대소득을 얻는 집주인이 대부분 과세 대상이다. 이에 따라 월세에 대해서만 필요경비율(60%)을 제하고 분리과세(14%)를 적용하면 37억3344만원의 임대소득세를 걷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년치 월세자료만 활용한 것이기에 전체 규모로 확대하면 수천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형평성에 맞게 세수를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인데 당정이 부동산시장 활성화와 연결지어 자꾸 바꾸다보니 임대소득 과세 방침이 누더기가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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