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가장 큰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 한해

[기고]가장 큰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 한해

오세현 기자
2014.12.29 05:00
오세현 칸타월드패널 대표/사진=칸타월드패널
오세현 칸타월드패널 대표/사진=칸타월드패널

2014년 글로벌 소비재시장을 되돌아보면 큰 위기와 큰 기회가 공존했던 한해였다.

우선 전세계적인 소비재시장 침체가 큰 위기로 다가왔다. 성숙한 시장에서는 소비침체 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이머징시장 성장률도 급격히 둔화되는 양상이다. 칸타월드패널이 전세계 소비재시장 모니터링을 시작한 이래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러시아, 중국, 베트남 등은 올해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영국의 경우, 모니터링을 시작한 1994년 이래 최초로, 식료품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칸타월드패널 영국오피스에 따르면 영국 식료품시장은 이번 세기 들어 처음 디플레이션 현상을 겪고 있고 그 결과, 모든 리테일러(소매점)들이 가격경쟁에 돌입했다. 프랑스,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 소비자들도 실속형 소비를 추구하고 있다. 대형마트 자체브랜드인 PB(Private Brand)상품이나 온라인과 연계된 유통형태인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 등은 제조업체는 물론 유통업체들의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꾸준히 두자리수 성장률을 거듭해왔던 중국과 베트남 또한 한자리수 성장률에 그치면서 이머징시장마저 성장모멘텀을 잃은 모습이다. 특히 중국 소비재시장의 성장률 둔화는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 소비재시장 침체에 영향을 끼쳤다.

한국 소비재시장은 지난해 말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뒤 올해 다시 반등했지만 GDP 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준에 그쳤다. 남미지역도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실질적인 성장률을 따져보면 한자리수 성장에 불과하다.

조금씩 글로벌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재시장의 빠른 회복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침체된 시장 속에서 소비자들의 구매패턴 자체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속형 소비, 가치소비, 합리적 소비가 완전히 자리잡은 그야말로 '뉴 노멀'(New Normal)의 시대다.

큰 위기는 큰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바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일명 '크로스오버' 소비자들을 잡기 위한 옴니채널 전략이다. '뉴 노멀' 시대의 성장 기회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의 보급에 따라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항상 온라인 접속이 가능한 '올웨이즈 온'(Always On) 상태다. 이 같이 달라진 인터넷 접속 환경은 단순히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구매채널만 바꾼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과 경로를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올해 주요 제조사, 유통사들이 성장전략 중 하나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옴니채널을 부르짖은 이유다.

칸타월드패널 조사에 따르면 전체 한국 소비자의 67%가 크로스오버 쇼퍼다. 심지어 65세 이상의 시니어 가구 또한 그 중 43%가 크로스오버 쇼퍼다. 이제 더 이상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을 구분하며 쇼핑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이미 '끊김 없는'(Seamless) 옴니채널 쇼핑에 익숙하다. 그리고 이처럼 복잡다단한 구매과정 속에 더 다양한 유통채널을 이용하고, '가격 대비 가치'(Value for Money)를 충족시켜주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다.

복잡해 보이는 시장상황이지만 성공을 위한 근본적인 마케팅 전략은 같다. 공고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 노력은 여전히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마케팅활동이다. 온라인을 통해 수 많은 정보 히스토리가 누적되고 공유되는 지금, 과거에 비해 진정성 있는 브랜드 스토리를 일관되게 구축하고 관리해 나가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하나의 이슈도 빠른 속도로 시장에 큰 파장을 가져오는 오늘 날, 예기치 못한 급격한 시장변화에 대해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은 규모가 큰 조직일지라도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이다.

한발 더 나아가 빠른 시장 변화를 미리 예측하기 위해서는 소비재시장 침체와 디지털 네이티브로 대표되는 '뉴 노멀'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시각으로 미래의 위기와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디지털시대에 효율적인 브랜드 관리를 위해서는 다변화되는 브랜드 접점과 소비자들의 구매행위 및 구매경로의 변화에 대해 보다 신속한 점검과 세심한 관리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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