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1인 기획사, K-컬처 '성장 엔진'인가 '탈세 창구'인가③과세당국 입장은

최근 배우 A씨의 200억원 세금 추징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국내 연예인의 개인 세금 추징액 중 최대 규모다. 지난해엔 몇몇 배우들이 수십억원을 추징당했다. 이번 논란까지 생기자 1인 기획사 혹은 가족 법인에 대한 대중의 시선도 따갑다. 연예인들이 세운 법인이 절세를 가장한 신종 탈세 창구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A씨 측은 "모친이 설립한 법인이 실질 과세 대상에 해당되는지가 주요 쟁점"이라고 주장한다. 세무당국과 '법 해석' 차이에서 비롯된 논란이라는 것이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도 '법 해석' 논쟁에 결국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예인들은 1인 기획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법인을 설립해 법인세를 내는 것이 종합소득세보다 세금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어서다. 현행법상 개인이 벌어들이는 소득은 과세표준 10억원을 초과할 경우 소득세율이 45%에 달한다. 지방소득세까지 합해 세율이 약 49.5%다. 절반이 세금이라는 얘기다. 반면 법인에 세금을 과세하면 세율이 10~25% 수준이다. 과세표준 3000억원을 초과해도 최고 세율이 25%(지방세 포함 27.5%)에 그친다.
국세청은 1인 기획사가 실제로 제대로 운영됐는지 여부를 가장 중요시한다. 법인 소재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페이퍼컴퍼니 자체도 합법의 범주에 해당한다. 정당한 목적으로 설립해 신고하면 페이퍼컴퍼니가 문제될 건 없다.
중요한 건 페이퍼컴퍼니의 실체성이다. A씨의 경우 모친이 설립한 법인 사무실(B법인)이 강화도 소재 부모님 장어집으로 등록돼 있어 논란이 일었다. 과세당국은 A씨의 소속사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은 B법인이 실체가 없다고 봤다. 세금을 줄이기 위한 불법 페이퍼컴퍼니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B법인이 실제 용역을 제공했는지 여부를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
세무당국은 1인 기획사를 설립해 절세 전략을 사용하는 건 큰 문제가 없지만 실체가 없는 법인이라면 '실질과세원칙'에 벗어난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출신의 한 세무사는 "실제 용역 제공 여부를 증명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매니지먼트를 위한 사무실이 아니라 겸업 형태를 가진 장어집으로 등록한 부분도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인의 실체가 없다면 절세가 아닌 탈세의 영역으로 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연예인들이 만든 1인 기획사의 절세 및 탈세 논란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A씨 논란이 불거진 이후 같은 소속사 배우 C씨의 1인 기획사도 도마 위에 올랐다. C씨는 사실상 의혹을 인정하고 법인 카드 사용 내역, 가족 급여 등을 모두 반납했으며 정산받은 금액에 대해 기존 법인세 외에 개인 소득세를 추가로 납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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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실체없는 법인을 이용한 절세를 탈세로 간주하고 강력히 대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연예인 개인의 수익을 실체가 없는 법인을 통해 (납세하고), 비용처리를 한다면 조세 회피로 볼 수 있다"며 "연예인뿐 아니라 유튜버 등 1인 사업자가 형식만 갖춘 거래구조를 통해 세금을 축소할 경우 과세당국은 이를 바로잡아 공정하게 세금을 걷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