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외형경쟁, 투자일임 증가 '불붙었다'

운용사 외형경쟁, 투자일임 증가 '불붙었다'

송선옥 기자
2012.09.28 07:00

8월말 현재 2009년말 대비 163% 증가... 펀드시장 침체로 기관자금 유치 주력

펀드시장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산운용사의 투자일임 규모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운용사의 투자일임 규모는 253조8264억원으로 2009년말 156조1370억원에 비해 163% 가량 증가했다.

반면 펀드평가사 제로인 분석 결과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MMF) 상장지수펀드(ELF)를 제외한 공사모펀드 순자산은 2009년말 139조원에서 8월말 117조283억원으로 15.6% 감소했다.

투자일임은 펀드와 달리 운용사가 국민연금, 보험사, 계열사 등의 기관 투자자들과 계약을 맺고 운용하는 자산으로 기관들이 점점 더 많은 자산을 운용사에 맡기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투자일임 증가는 기관들의 자산규모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들의 자산규모가 늘면서 아웃소싱 규모 또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2008년 이후 증시가 회복하면서 자산규모가 증가한 탓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으로 특정기관이 펀드 설정액의 50% 이상을 보유할 경우 투자내역을 공시해야해 전략노출을 우려한 기관들이 펀드 대신 일임자산을 늘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도 펀드시장 침체로 개인들의 펀드 가입이 크게 줄면서 운용사들이 활로를 찾기 위해 기관자금 유치에 주력한 것도 투자일임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투자일임의 보수와 수수료가 펀드보다는 더 싸지만 성과에 따른 운용보수가 괜찮은 편이어서 운용만 잘 해 실력을 보여준다면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운용사들의 외형경쟁도 일임 규모 증가에 한몫했다. 올해부터 운용사의 자산통계 기준이 기존 펀드 수탁액에서 펀드 수탁액에 일임자산을 더한 ‘운용자산(AUM)’으로 바뀌면서 일임자산까지도 챙겨야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수익률을 쫓는 기관들의 일임교체가 빈번해 기관들의 눈치보기 또한 만만치 않다.

한 운용사 대표는 “개인 고객들이 펀드에서 발길을 돌리면서 기관들의 자금을 유치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 등으로 최근 들어 기관들이 수익률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5000억원을 갑자기 빼겠다는 한 기관의 말에 자료를 싸들고 찾아가 하루종일 설득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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