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거짓말, 스마트폰 수신료 '남의 주장' 해명에…

KBS의 거짓말, 스마트폰 수신료 '남의 주장' 해명에…

이학렬 기자
2013.12.20 05:30

방통위 야당위원, KBS가 제출했던 '수신료 인상안' 공개

KBS 수신료 조정안 복사본. 목차에 '법·제도 개선 제안'이 포함돼 있고 '장기적인 과제'라는 문구도 없다. / 사진=이학렬 기자
KBS 수신료 조정안 복사본. 목차에 '법·제도 개선 제안'이 포함돼 있고 '장기적인 과제'라는 문구도 없다. / 사진=이학렬 기자

"객관적인 문서로 정당한 문제제기를 했는데 왜곡했다고 한다. 자녀들 앞에서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1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단단히 뿔이 나서 한 말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충식 부위원장도 함께 했다. 방송사업자를 규제하는 규제기관의 차관급 2명이 기자회견을 연 것은 KBS의 보도 때문.

김 부위원장은 "방송사 보도에 대해 기자회견을 여는 것이 적절치 않지만 국민들이 오해하면 파장이 크다고 생각해 바로 잡는 차원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KBS는 지난 17일 9시 뉴스를 통해 "야당 추천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KBS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도 수신료를 부과하려고 한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야당측 위원들의 주장은 사실 관계를 왜곡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충식 방통위 부위원장과 양 상임위원은 지난 17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KBS 수신료 승인신청 관련 서류 및 향후 처리계획에 대해 보고받으면서 "KBS가 TV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PC 등에도 수신료를 물리게 해달라고 방통위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BS는 스마트폰에 수신료를 부과하는 방안은 장기적인 정책과제일 뿐 이번 수신료 인상안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특히 전날에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스마트폰에 수신료를 부과하는 것은 먼 훗날의 얘기이고 부과하더라도 현재 수신료 부과 가구는 추가 부담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 양 상임위원은 KBS 수신료 인상안 복사본을 공개하며 이같은 KBS 해명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KBS가 방통위에 제출한 수신료 인상안에는 '법·제도 개선 제안'이라는 항목을 통해 수신료 물가 연동제와 수신료 부과대상 재규정이 포함돼 있다. 3년마다 물가상승률에 따라 수신료를 올려달라는 것과 스마트폰과 PC 등에 수신료를 부과해달라는 요구다.

특히 스마트폰에 수신료를 부과해달라는 요구에는 '중장기적인 과제'라는 문구가 없다. 방통위가 그대로 의결할 경우 국회에 KBS를 대신해서 스마트폰에 수신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법개정을 요구하게 되는 셈이다.

김 부위원장은 "파장이 커지니까 '먼 훗날 얘기'라고 얘기하는 것은 책임 결여된 것"이라며 "수신료 인상과 관련없는 정책제안이라면 문서에 넣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빠지는 것이 맞고 이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위원장과 양 상임위원이 별도의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바로 잡고 싶은 것은 자신들이 사실관계를 왜곡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KBS를 비롯한 방송사업자를 규제하는 규제기관이다. 피규제기관이 규제기관의 차관급 2명이 비판한 내용을 사실 왜곡이라고 지적하자 이를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김 부위원장과 양 상임위원은 "1인단위 1인가구까지 수신료 부과대상을 확대하려는 의도라는 우리의 지적을 기존 TV보유세대에도 추가 부담시킨다고 말한 것처럼 왜곡해 보도했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들의 입장에 대해 지지하지 않고 비판한다며 규제기관을 향해서도 서슴없이 사실관계를 왜곡해 비난하는 보도 지시를 내릴 정도이니 일반 국민 또는 사회적 약자를 행해서는 오죽하겠느냐"며 "KBS가 무섭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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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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