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13일째…노조 집행부 강제구인할까

철도파업 13일째…노조 집행부 강제구인할까

박소연 기자
2013.12.21 22:40

경찰 민노총 건물 진입시 18년만에 처음될 것…언론사 소유 건물인것도 부담

철도파업 13일째인 21일 철도노조 집행부가 은신 중인 서울 중구 민주노총 건물엔 경찰과 철도노조가 정면 대치하며 긴장감이 흘렀다.

경찰이 건물에 강제 진입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명환 위원장 등을 강제 구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수십명의 노조원들이 밤샘 철야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13일 오후 3시30분쯤 건물 주변 도로엔 경찰 50여명이 배치돼 삼엄한 분위기를 보였다.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조합원들의 신상정보가 적힌 명단을 들고 지나가는 행인들의 얼굴을 대조 확인했다.

민주노총이 위치한 경향신문 사옥 왼쪽 출입구는 폐쇄돼 있었다. 다른 쪽 문은 열려 있었으나 조합원과 자원봉사자 등 5명이 건물 앞을 가로막아 외부인 출입은 허락되지 않았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경찰이 시민으로 위장하고 진입을 시도한 적이 있어 막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민주노총 사무실이 진입해 구인에 나선다면 이는 1995년 민주노총 출범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철도노조 노조원들과 민주노총 관계자 등이 21일 오전 민주노총이 입주한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로비에서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 등에 대한 검거를 위해 들이닥칠 것을 대비해 출입구 등을 지키고 있다. /사진=뉴스1
철도노조 노조원들과 민주노총 관계자 등이 21일 오전 민주노총이 입주한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로비에서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 등에 대한 검거를 위해 들이닥칠 것을 대비해 출입구 등을 지키고 있다. /사진=뉴스1

"민영화NO, 탈선한 민영화철도 박근혜가 책임져라" 등의 플래카드가 내걸린 건물 안에서는 20여명의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침낭에 몸을 녹이며 농성을 벌였다. 노조원들은 연이은 비상근무체제로 지치고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신석호 민주노총 정치연대사업국장은 "강제로 조합원들을 검거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건물 자체가 언론사 소유이기 때문에 무단진입을 하면 큰 비용을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파업을 중단하려면 그에 걸맞은 조건이 있어야 하는데 오로지 하나의 방향만을 고집하는 정부가 문제"라며 "협의체 구성에 대한 안을 받아들인다면 파업을 중단할 명분이 생길수도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오후 4시40분쯤엔 조합원 20여명이 로비로 내려와 "끝까지 투쟁하자"는 파업결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박수를 받으며 건물을 나서 시국 촛불집회가 열리는 청계광장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며칠째 수십명의 경찰과 조합원이 경향신문 사옥을 에워싸며 눈길을 끌었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무관심한 표정으로 지나쳤다. 한편 외국인 관광객들은 경찰과 농성현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등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다.

철도노조 노조원들과 민주노총 관계자 등이 21일 오전 민주노총이 입주한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로비에서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 등에 대한 검거를 위해 들이닥칠 것을 대비해 출입구 등을 지키고 있다. /사진=뉴스1
철도노조 노조원들과 민주노총 관계자 등이 21일 오전 민주노총이 입주한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로비에서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 등에 대한 검거를 위해 들이닥칠 것을 대비해 출입구 등을 지키고 있다. /사진=뉴스1

일부 시민들은 적극적인 행동을 보였다. 오후 7시40분쯤 촛불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건물 앞에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김모씨(47)는 "촛불집회가 끝나고 경찰이 민주노총 사무실 건물에 투입될 것이란 얘기를 듣고 저지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오후 8시10분쯤엔 촛불집회를 마치고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조합원, 통합진보당 김재연, 김선동 의원 등 50여명이 건물을 찾아 경찰에 맞섰다. 한 금속노조 조합원은 "구호를 외치는데 왜 자리를 비키지 않느냐"며 경찰에 호통을 치기도 했다.

건물 근처에서 경찰과 노조원의 대치를 관심 있게 지켜보던 시민 정운용씨(49)는 "철도파업이 불법이냐 합법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법은 이해집단 간 충돌 가운데서 조정되며 생성되는 것"이라며 "파업이 불편을 초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파업의 원인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시민이 파업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게 만든다"고 의견을 밝혔다.

경찰이 21일 밤 철도노조 간부 윤모씨(47)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 예고하는 등 경찰의 압박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경찰과 철도노조의 대치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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