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국가독점 법안 발의에 정부는 한미FTA 위반소지 등 난색

여당과 야당, 야당과 정부간 철도 민영화 논란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날선 대립을 이어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20일 열릴 예정이던 철도파업 현안보고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과 최연혜 코레일 사장 등 관련자들의 불참으로 파행됐다.
이날 현안보고는 여야 간 합의 없이 주승용 국토위 위원장이 직권으로 전체회의를 소집해 이뤄질 예정이었다. 여야는 지난 17일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철도파업에 대한 현안보고와 법안 처리 간 순서를 놓고 대립해 결국 현안보고가 미뤄졌다.
그러나 서 장관이 출석 요구에 대한 상임위 의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회 밖에서 대기하며 불출석해 국토위는 개의 5분 만에 정회됐다.
이날 상임위는 서승환 장관 등의 철도파업 현안 보고와 함께 철도 민영화 방지법 논의를 위해 소집됐다. 그러나 여당이 민주당 변재일 의원 등이 발의한 철도사업법 개정안에 반대해 장관 출석 요구 의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야당의 개정안은 코레일과 공공부문만이 철도회사를 소유할 수 있고 민간에 지분이 넘어가면 국토부 장관이 철도면허를 취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정은 법체계상 논리적 오류가 심해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정부가 철도사업권을 독점한다고 하면 면허절차 의미가 없어지는 논리적 모순이 발생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2005년6월30일 이후 신설되는 철도시장을 미국에 개방하는 내용의 한미FTA에도 위배돼 역진금지(래칫) 조항에 위배된다며 난색을 표했다.
정부는 또 헌법119조상 정부가 공공기관 등을 통해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려면 '경제의 민주화' 목적이 수반돼야 하는데 이 요건에도 부합하지 못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야당 법안은 '정부의 철도독점'을 말하는 것으로 법안의 취지는 인정하지만 현행법 체계와 부딪히는 부분이 많고 한미FTA에 위배돼 위헌 소송을 비롯해 국제소송 등 혼란을 초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 노사도 대화의지를 접은 채 갈등만 키우고 있다. 코레일은 이날 불법파업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노조 간부 등 186명을 상대로 77억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코레일은 파업종료 이후 손실규모를 다시 산정해 공소장을 변경할 계획이어서 소송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19일에 이어 21일 3차 대규모 상경투쟁을 예고하며 맞불을 놨다. 노조는 간부 2명이 경찰에 체포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투쟁 강도를 더 높이는 것으로 정부와 코레일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노조는 23일에도 민주노총, 시민단체, 종교계가 함께 하는 평화대행진에도 참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