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채동욱 찍어내기', 의혹은 커지는데…

청와대의 '채동욱 찍어내기', 의혹은 커지는데…

이태성 기자
2014.03.24 18:01

"청와대 감찰활동 차원"이라지만 왜 하필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중에?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조기룡)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내부전산망을 통해 임모씨의 진료기록이 조회된 사실을 확인하고 공단 소속 A팀장을 불러 조사했다고 24일 밝혔다. 임씨는 채 전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군의 모친이다.

A팀장은 조사에서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실 관계자의 부탁을 받고 임씨의 기록을 조회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복지수석실이 A팀장을 통해 임씨의 진료기록을 조회한 시점은 지난해 6월14일 검찰 특별수사팀이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을 기소한 직후다. 조선일보가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의혹을 보도하기 두 달 반쯤 전이다.

◇정보유출 연루 4기관, 지시는 국정원과 청와대

채 전총장 정보유출 의혹을 받는 기관은 서울 서초구청, 서울 강남교육지원청, 경찰,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4곳이다. 이들에게 채군의 정보를 요청한 기관은 국정원, 청와대 등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조오영 전 청와대 행정관의 부탁을 받고 조이제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이 채군의 가족관계등록부를 무단 조회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검찰은 유영환 교육장도 불러 지난해 6월 국정원 정보관으로부터 "채군 아버지의 이름이 검찰총장과 같은지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고 채군이 다닌 초등학교 교장에게 전화로 이를 문의한 정황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또 청와대에 파견 나간 현직 경찰 간부가 또 다른 경로로 채 전총장의 뒷조사를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고 국민건강보험공단 A팀장도 같은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수사 어디까지 가나

각 기관에서 조회된 개인정보는 주로 채 전 총장과 채군 모자 사이의 내연·혈연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검찰은 채군의 개인정보 조회가 모두 국정원의 '댓글사건' 수사결과 발표를 전후해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 청와대를 비롯한 '윗선'의 지시에 따라 뒷조사가 이뤄졌는지를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청와대 등은 채 전총장과 임씨의 개인비리 등에 대한 내사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지난해 6월 채 전총장이 채군의 계좌로 거액을 송금받았다는 첩보를 입수,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여인의 개인비리 혐의도 포착돼 검찰은 임씨 자택을 압수수색 하기도 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임씨가 채 전총장의 이름을 팔고 다니면서 변호사법 위반했다고 해서 청와대가 감찰 활동을 벌인 것 같다"며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등을 조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댓글수사가 한창이던 민감한 시기에 채 전총장의 뒤를 캤는지를 놓고 의혹은 계속될 전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채 전총장의 개인비리 내사가 청와대가 불법을 감행할 만큼 큰 사안인지 의문"이라며 "검찰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수사를 통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태성 기자

2011년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 증권부, 사회부 사건팀, 산업1부 자동차팀을 거쳐 현재는 정치부 국회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20년 제14회 한국조사보도상 수상 2024년 제 19회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언론상 신문보도부문 우수상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