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어떻게 재분배 할 것인지 논의하는 '한국형 사회연대 임금'의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날 삼성전자(306,000원 ▲7,000 +2.34%)의 성공이 노사의 헌신적 노력뿐 아니라 모든 국가와 지역사회 덕분이라면 그 이익도 사회적으로 재분배 해야 한다는 사회적 대화를 해야 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중재하면서 극적 타결을 이끌어 냈던 김 장관은 이번 문제는 단순히 개별 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차원으로 확대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기존의 예상을 뛰어넘는 초과 이익을 거뒀을 때 이를 단순히 정규직이 몇 퍼센트 가져가는 게 옳은지를 논할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어떻게 재분배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고민은 기업의 성과가 해당 기업의 노력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데서 출발한다. 김 장관은 "민간의 자본과 노동이 투입돼서 재화가 만들어 지지만 그 재화가 (반도체 처럼) 공적 성격이 있다면 공적으로 봐야할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며 "국민 10명 중 1명은 삼성전자 자본에 기여한 주주고 정부 지원과 용수, 전력도 들어간다. 그래서 (삼성전자를) 국민기업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초과 이익의 사회적 재분배가 세금을 통한 방식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초과 세수를 분배하는 건 정부의 몫이지만 초과 이익은 세금, 재무비용, 판관비 등을 다 떼고도 남은 이익을 말하는 것"이라며 "이를 정규직만 배타적으로 가져가야 할 문제인가에 대해 논의하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업의 이익이 사회적 노력의 산물이라면 그 이익도 정규직뿐 아니라 비정규직과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어떻게 재분배할지를 논의해 보자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는 다음달 1일 '한국형 사회연대 임금'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김 장관은 "토론회에서 저는 방향성만을 제시할 뿐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내진 않을 것"이라며 "사회적 대화를 망치는 건 정부가 어떤 의도를 갖고 정책을 관철시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근로자가 억대 성과급을 받아가는 것이 안 좋은 선례를 남긴 것이란 지적에 대해 김 장관은 "나쁜 평화가 좋은 전쟁보다 낫다고 하듯이 당사자 간 합의가 어떤 판결보다 낫다는 측면에서 평가하고 싶다"며 "초과 이윤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은 과제였는데 그럼에도 대화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은 칭찬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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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노조원의 60%는 엔지니어"라며 "의대 망국론도 있었듯 이공계 인재가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어떻게 막을거냐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적자라고 하는데 반도체 에이스들을 뽑아서 한 것이 파운드리"라며 "재무제표로만 평가해서 성과급을 준다면 상실감이 클 것이다. 이번 합의는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으로 인해 삼성전자 노사 분쟁이 심화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노란봉투법은 정규직 중심의 배타적 이익이 아니라 최소한 기업 내 원하청 간 교섭으로 함께 살자고 하면서 교섭의 문을 여는 것"이라며 "노란봉투법으로 쟁의의 대상이 확대되면서 이번 문제가 벌어졌다고 하는데 노란봉투법 이전인 2021년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0% 분배를 제도화한 것이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사례처럼 노사 분쟁이 있을 때마다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지에 대해선 "삼성전자처럼 중요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정부가 중재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러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술혁신에 조응하는 사회혁신을 이뤄내야 하고 새로운 룰을 세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중요한 선도 모델로서 이 문을 열었다면 그 틀 내에서 노사 관계가 새롭게 발전해 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