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년이 학급 회장으로 선출돼 교탁 앞에 섰다. 하지만 친구들의 이야기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년은 ‘사람들이 말할 때 입술에 글자가 같이 보였으면 좋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는 20년 뒤 이런 상상을 현실화했다. 청각장애인의 소통을 해결하고자 설립된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의 박원진 이사장 얘기다.

기술 벤처기업 씨온드림(대표 윤석진)은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 청각장애인이 스마트 안경으로 자막을 실시간 제공받는 ‘쉐어타이핑 글래스(sharetyping for glass)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쉐어타이핑 글래스는 교육이나 세미나 등에 참여한 청각장애인이 스마트 안경으로 자막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문자통역(속기)사가 타이핑하는 내용이 쉐어타이핑 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스마트 안경에 전송된다. 타이핑 내용은 스마트 안경의 출력 장치를 통해 허공에 띄운 것처럼 나타난다.
박원진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쉐어타이핑 글래스를 이용하면 자막과 발화자를 동시에 볼 수 있어 불편함이 줄어들 것”이라며 “청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씨온드림 대표는 “스마트 안경과 같은 신기술이 청각장애인뿐 아니라 소외된 이웃의 사회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이번 서비스는 소리를 눈으로 본다는 걸 현실화한 것으로, 앞으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씨온드림은 이번 시험 버전을 바탕으로 오는 12월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강연이나 교육 등 대중들이 모인 자리가 불편했던 청각장애인들의 사회 참여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