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당기순이익의 66%를 오너에 현금배당…편의점 도시락 공세에 가맹점 매출정체, 투자도 위축

도시락 전문점 1위 업체 한솥의 최대주주 이영덕 회장(68·사진)이 지난해 회사 당기순이익의 3분의2를 배당금으로 챙겨간 것으로 확인됐다.
6일 한솥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1주당 14만원의 현금배당을 단행했다. 액면가(5000원)의 2800%로 총 배당 규모는 42억원에 달했다. 한솥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64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성향은 65.8%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평균배당성향(16.9%)의 4배에 육박한다.
한솥은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지난해 현금배당금 전액이 이 회장 일가 주머니로 들어갔다는 얘기다. 재일교포 2세인 이 회장은 일본 최대 도시락 체인점 '혼케가마도야' 영업방식을 벤치마킹해 1993년 서울 종로구청앞에 1호점을 열었다. 최저 2700원짜리 저가 도시락을 주력으로 하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회사를 키워, 현재 전국 675개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860억원, 영업이익은 78억원이었다.
이 회장이 배당을 받아간 것은 감사보고서가 일반에 공개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현금이 쌓이면서 미처분잉여금 잔액이 218억원까지 증가했다. 당기배당성향이 높긴 해도 배당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배당 시점이 미묘하다는 지적이다. 도시락 전문점들은 편의점 등 경쟁자들의 공세 탓에 매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실제로 한솥의 지난해 매출은 8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9%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3년까지만해도 연평균 25%씩 고속 성장했지만 2014년부터는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강력한 도전자인 편의점 도시락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어서다. A편의점의 도시락 매출 증가율을 보면 2012년 34.2%, 2013년 58.0%, 2014년 51.0%, 2015년 90.2%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본도시락 등 후발주자 성장과 일본 최대 도시락 업체 '호토모토' 국내 진출 등으로 전문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솥의 현금흐름도 이상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1.1% 줄었다. 2014년에는 30.5%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늘었고 영업이익도 증가했지만 실제 회사로 유입된 현금은 줄어 들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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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도 줄었다. 지난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억원을 기록하며 플러스로 돌아섰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면 그만큼 투자를 했다는 의미고 반대로 플러스라면 투자에 따른 지출보다는 자산매각 등의 재무활동을 통해 확보한 현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광고선전비 지출도 2013년 이후 반토막났다. 2013년 한해에 10억원 가량을 광고선전비로 지출했지만 지난해는 5억원으로 줄었다. 편의점이 대규모 광고집행을 통해 도시락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데 한솥은 거꾸로 마케팅비용을 줄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의 배당금 수령이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면서도 "가맹본부가 마케팅 비용 등 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를 줄이는 가운데 오너 개인에게 고액을 배당한 것까지 가맹점주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는 다른 얘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