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의 한 동물원에서 바다 코끼리 학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다른 동물원 역시 쇼를 위한 조련 과정에서 동물 학대가 자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동물보호시민단체 KARA에 따르면 제주도에 위치한 J동물원 코끼리들의 귀와 코, 발목, 꼬리 등에서 조련 과정에서 생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최근 발견됐다.
이는 코끼리를 조련할 때 사용하는 뾰족한 갈고리 모양의 도구 '불훅'(bullhook)으로 인해 발생한 상처로 보인다는 것이 KARA측의 설명이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제주도의 A수족관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KARA 관계자는 "수족관 직원이 전화를 걸어 '생태 설명회'와 공연 등으로 돌고래가 스트레스를 겪고 있음에도 수족관 측에서 이를 무시하고 인위적인 행위를 강요하고 있다고 폭로했다"며 "해당 수족관 방문 결과, 돌고래들이 정형행동(사육되거나 우리에 갇힌 동물이 좌우로 왔다갔다 하는 등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증상) 등 스트레스로 인한 이상 징후를 보였다"고 말했다.
동물쇼는 동물이 갖고 있는 고유적 습성이 아닌 인위적 행동을 습득시키기 위해 밥을 굶기거나 자극을 주며 훈련하는 경우가 있다. 일부 동물단체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동물쇼 보이콧을 펼치기도 한다.
서보라미 KARA 팀장은 "동물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학행위를 하거나 정형행동을 보인다"며 "먹이 먹기를 거부하기도 하는데, 동물원이나 수족관 측에서는 쇼를 진행하기 위해 동물들에게 억지로 영양제를 맞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 팀장은 이어 "자연 상태에 있는 돌고래나 코끼리, 오랑우탄은 재주를 넘거나 훌라후프를 돌리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강제로 훈련시키는 과정에서는 가혹행위나 학대행위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훈련을 보다 쉽게 시키려면 동물에게 사람이 동물보다 위에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동물원들의 열악한 사육 환경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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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는 30일 김해에 위치한 B동물원의 동물들이 열악한 사육환경 탓에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형주 동물자유연대 팀장은 "라쿤(북미 너구리) 등 일부 동물들이 특정 행위를 장시간에 걸쳐 반복하는 정신질환의 일종인 상동증을 보이고 있다"며 "뱅갈호랑이 역시 풀 한 포기 없는 사육장에서 생활하며 무기력 증세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람쥐과의 작은 포유류인 프레리독도 생활 환경이 맞지 않아 몇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같은 동물학대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동물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사항 준수와 적정한 사육환경 조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동물원법 제정안을 발의해 주목된다.
동물원법이 제정될 경우 동물원 등 이용자의 관람을 목적으로 하는 인위적 훈련이 금지된다. 또 동물원 내 동물이 수의학적 처치가 필요한 경우 즉시 조치를 해야 하는 등 동물 사육 환경이 개선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