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꺼지는 '세종시'…"2억 전셋집 2년만에 1.1억"

거품꺼지는 '세종시'…"2억 전셋집 2년만에 1.1억"

세종=김지산 기자
2014.11.17 05:35

'전세·매매 동시 하락'…전세금 내주려 대출 받는다

#대전에 살면서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 5단지내 전용면적 84㎡ 아파트 1채를 소유한 김주철씨(가명)는 오는 12월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부동산 중개업소에 내놓았던 전세매물을 매매로 바꿨다. 전셋값이 계속 떨어져 현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돌려주려면 대출을 받아야 할 상황에 몰려서다. 하지만 매매시세도 크게 하락하면서 차익조차 올리기 어렵게 됐다.

급등세를 보였던 세종시 아파트값 거품이 빠지고 있다. 한때 전세금과 담보대출금이 분양가를 뛰어넘는 '깡통주택'조차 구하기 어려웠지만 공급물량이 많아지면서 큰 폭의 가격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지역 부동산 중개업계의 지적이다.

17일 KB국민은행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세종시 매매 가격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0.1% 오른 103.4인 반면, 전세가격지수는 3.44% 하락한 103.0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 매매가격지수는 전년 말 대비 2.16% 상승한 102.8, 전세가격지수는 3.76% 오른 110.1이다. 전국 광역시·도를 통틀어 전세가격지수가 하락한 곳은 전남(-0.98%)과 세종시뿐이다.

2년 전 2억원에 달했던 김씨 소유의 아파트 전셋값도 현재 1억1000만~1억5000만원대로 급락했다. 한때 3억원을 호가하던 매매가는 2억5000만~2억9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김씨는 2011년 당시 분양가 2억2710만원에 확장비 1500만원을 더해 2억4200만원을 투입했다. 취득세와 재산세, 금융비용 등을 더하면 사실상 실패한 투자다.

한솔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정부 기관 이전과 신도시 프리미엄이 더해져 막연한 기대감에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시에 치솟았지만 최근 2년간 3만가구 가까이 공급이 집중되면서 거품이 제거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다나
그래픽=김다나

사고파는 시점에 따라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2년전 첫마을 1단지에 입주했던 한 공무원은 매매 호가가 한때 1억원 가량 급등했을 때 매각을 고민했다가 철회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이에 반해 다음달 3단계 이전 대상 기관 공무원 가운데 종촌동 현대엠코를 분양가 이하로 매입한 사례도 있다. 발코니 확장까지 돼 있는 이 아파트 84㎡ 분양가는 2억6000만원으로, 급매물은 2억5000만원대이었다.

이 아파트를 매입한 공무원은 "정부청사가 걸어서 5분 거리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며 "장기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알아보던 중 분양가 이하로 나온 물건이 있어 사게 됐다"고 말했다.

시세 조정이 한창이지만 청약시장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얼마전 진행된 2-2생활권 내 한 구역은 청약경쟁률이 43.6대 1에 달했다. 2-2생활권 바로 옆 2-3생활권 아파트값이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1년간 전매가 제한되지만 이미 2000만~4000만원대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고 지역 중개업소들은 귀띔했다.

문제는 수급이다. 행복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은 내년 1만8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2-2 생활권과 달리 일부 아파트에서 청약미달을 겪은 터여서 아파트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담동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과거에도 신도시는 건설 초기 2~3년간 전세를 포함한 집값이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반등하곤 했다"며 "하지만 행복도시는 공급이 비교적 풍부해 단기 투자처로 적합하지 않은 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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