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1~3Q 코스피 매출감소에도 이익증가.. "저유가·고환율, 기저효과.. 내년엔 기저효과 소멸"
국내 상장사의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고 있다. 매출성장 없이 비용절감만으로 이익이 늘어나는 듯한 착시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상장사들의 이익성장이 지난해 기저효과에 힘입은 부분이 많다는 점을 들어 지속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들이 잇따른다.
17일 한국거래소, 한국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에 따르면 코스피 12월 결산 상장사 중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498개사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205조6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4% 감소했다.
반면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77조4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56조4962억원으로 11.31%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6.43%로 전년 동기 대비 0.91%포인트 개선됐고 당기순이익률도 4.69%로 0.61%포인트 높아졌다.
매출이 늘지 않았음에도 이익이 늘어나는 이같은 현상은 업종별 이익추이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금융업을 제외한 코스피 17개 업종 중 매출이 늘어난 업종은 8개에 불과했으나 전년 대비 순이익이 증가한 업종은 흑자전환 업종 2개(건설, 종이목재)를 포함해 11개에 달했다. 매출이 줄었음에도 순이익이 늘어난 업종은 유통, 전기가스, 철강금속, 통신 등이 있다.
반면 코스닥은 매출과 이익 모두 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코스닥 12월 결산사 635개사의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91조85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8% 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조292억원, 3조54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5%, 12.82%에 달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3분기 5.26%에서 올해 같은 기간 5.48%로 0.21%포인트 개선됐다. 순이익률도 3.65%에서 3.86%로 역시 0.21%포인트 높아졌다. 코스닥에서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내수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코스피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코스피에서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고승희 대우증권 연구원은 "매출증가 없이 비용절감이나 환율효과로만 늘어나는 이익은 지속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가 올해에 비해 크게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아 불황형 흑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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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저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내년에는 분기별 어닝쇼크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형성장이 없이도 이익이 늘어날 수 있게 한 2가지 변수는 바로 저유가와 고환율이었다"며 "지난해 기저효과가 온전히 반영되며 영업이익, 순이익이 크게 늘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 팀장은 "지난해 기저효과와 저유가 효과가 올해 온전하게 반영되면서 상장사 전체 이익의 안전판 역할을 했는데 내년에는 저유가 효과가 소멸된다"며 "내년에는 올해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조선 등 업종에서만 기저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이익의 안정성도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글로벌 경기가 올해에 비해 크게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요가 증가할 개연성이 낮다"며 "그나마 제약이나 중국관련 서비스, 소비재 등에서만 차별적으로 매출이 늘어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코스피에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강원랜드로 이익률이 38.70%에 달했다. KT&G(33.36%) SK하이닉스(30.23%) 다우기술(29.04%) 엔씨소프트(27.03%) MH에탄올(25.54%) 무학(22.23%) 엔에스쇼핑(22.18%) 등도 영업이익률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에서는 한국토지신탁의 영업이익률이 72.41%로 가장 높았고 메디톡스(59.12%) 에코에너지(45.01%) 셀트리온(44.85%) 휴맥스홀딩스(43.71%) 에머슨퍼시픽(43.11%) 이크레더블(41.41%) 등이 이익률 상위종목으로 꼽혔다.
상장사의 재무안정성은 다소나마 개선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3분기 말 기준 코스피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124.26%로 지난해 말에 비해 3.06%포인트 낮아졌다. 코스닥 상장사의 부채비율도 96.59%로 같은 기간 0.42%포인트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