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진보 성향 집회에 인력을 과도하게 배치하고 보수단체의 폭행을 방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행사위원회는 20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앞에서 '경찰의 추모제 방해 및 폭력행사 방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행사위원회는 지난 8일 열린 민주민족열사 추모제 당시 참가자들의 반대에도 경찰이 차벽을 설치하고 보수단체 회원들이 지나가는 시민을 폭행하는 것을 보고도 방관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해 당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구모씨(41)는 "행사장 앞을 지나다가 보수단체 회원들이 '북한을 때려잡자'고 하길래 '그럼 전쟁하자는 말이냐'고 물었더니 10여명이 몰려와 발길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구씨는 "(이번 폭행으로) 병원에서 갈비뼈가 휘었다는 진단을 받았고 통증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수많은 경찰이 현장에서 증거를 체증하고 폭행을 지켜봤다"면서 "하지만 주먹을 휘두른 사람들을 연행하지도 조사하지도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위원회는 또 경찰이 추모제를 보수단체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과도하게 행사장 주변을 에워싸고 오히려 참가자들을 감시했다고 주장했다.
이형숙 공동집행위원장은 "추모제에 오는 많은 어르신들이 공권력으로부터 자식을 잃은 분들"이라며 "그분들은 경찰이 보호해주겠다며 겹겹이 차벽을 세우고 감금하듯 행사장을 둘러싸는 모습에 오히려 상처를 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최루탄이나 고문으로 자식을 잃은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는 경찰의 과잉 행동이 폭력적으로 느껴지고 화를 돋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폭행사건에 대해 경찰은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을 가한 사람이 누구인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며 "(폭행 증거 사진 확보와 관련해) 여러 방향으로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당시 보수단체 쪽에서도 집회를 열어 양측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찰 인력 배치는 폭력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며 "빠르게 돌아가는 현장에서 여기저기에서 충돌이 발생했고 경찰이 바로 상황을 종료시켰다"고 해명했다.
독자들의 PICK!
경찰이 폭력상황을 방관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경찰과 기자회견 장소를 두고 한차례 실랑이를 벌였으며 경찰 서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경무과장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